롯데케미칼 상반기 영업익 1조3633억원…LG화학 대비 92억↑
LG화학, 지난해 '엘롯라시코' 승자…롯데케미칼에 9억원 앞서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2016년 롯데케미칼이 창사 40년 만에 LG화학의 영업이익을 제치면서 시작된 양사의 경쟁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롯데케미칼이 LG화학에 '신승'을 거두면서 지난해 패배를 갚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2조92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롯데케미칼에 9억원 앞섰으나, 올 상반기에는 롯데케미칼이 영업이익 1조3633억원을 기록하면서 LG화학에 92억원 앞섰다.

2분기에 LG화학의 영업이익 대비 20억원 가량 적었음에도 롯데케미칼이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1분기 112억원 앞선 데 따른 것으로, 상반기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하반기 실적이 올해 승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왼쪽)·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사진=각 사


LG화학은 롯데케미칼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성과 연구개발(R&D) 등의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재생에너지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1조원 이상의 R&D 예산을 투자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기차배터리·수처리·필름 등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석화업계 최초로 미 화학협회가 발행하는 전문잡지 'C&EN'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탑50' 중 10위에 올랐다.

LG화학은 하반기에 유가 및 환율 변동과 글로벌 무역 분쟁을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이 있지만, 기초소재 분야 사업구조 고도화·자동차전지를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등 성장 가속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같은 지수에서 22위에 오른 롯데케미칼은 R&D 투자에는 적극적이지 않으나, 국내외생산 기지 확충 등을 통한 주력사업 강화를 지속하고 있다.

전남 여수 납사크래커(NCC) 및 미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ECC) 등의 증설이 완료될 경우 국내 업체 최초로 에틸렌 생산규모가 글로벌 10위권에 들어가며, 세계 1위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설비를 2배 가량 증설하는 등 '규모의 경제'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LG화학 대산공장 전경(왼쪽)·롯데케미칼 울산 공장 전경/사진=각 사


LG화학과 달리 롯데케미칼은 전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6.1%로, LG화학을 6.15%포인트 앞섰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에 여수공장 정기 보수·대내외적인 변동성 증대 등 수익 축소 요인이 발생하지만, 우호적인 수급상황 지속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내외에서 추진 중인 신규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지속적 수익 창출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양 사가 2분기씩 1위에 올랐으며, 올해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실적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LG화학이 추진 중인 전남 여수공장 내 NCC·고부가 폴리올레핀(PO) 설비 증설과 롯데케미칼이 현대오일뱅크와 공동 투자해 대산 공장 내 HPC 설비 모두 2021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2년 이후의 경쟁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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