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업계 2분기 실적 다소 '부진'…반도체 '의존'도 문제
세계 경제 호황인데 왜 우리만?…정부 정책 방향 바꿔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 경제의 근간인 전자업계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의 실적이 다소 부진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정부의 ‘반기업·친노동’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 업계의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전자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률이 8분기 만에 하락세로 바뀌었다. 반도체 호황으로 매 분기마다 신기록을 달성했던 분야여서 업계의 충격이 큰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58조4800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반도체 사업부는 매출 21조9900억원, 영업이익 11조61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2.8%를 기록했다. 1분기 55.6%와 비교하면 2.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 중 반도체 비중이 78%에 달하면서 반도체 의존도는 더욱 커진 상태다. 하지만 그마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해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쏠림현상은 커지고 있어 문제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업부의 영업이익도 수요 둔화로 2조67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원 이상 줄었다. 디스플레이 사업 역시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시장 수요 둔화에다 패널 가격 하락까지 겹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서 매출액 10조3705억 원, 영업이익 5조5739억 원을 기록, 영업이익률 54%를 달성했다. 다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며 “반도체 호황이 고점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황이 끝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는 거다.

또 디스플레이 산업처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며 물량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다.

   
▲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오른쪽에서 네번째)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G전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194억원, 영업이익 7710억 원을 기록했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실적을 견인했지만 스마트폰과 전장, 디스플레이 분야는 여전히 부진해 영업 손실이라는 ‘아픔’을 겪고 있다.

H&A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2581억 원, 영업이익 4572억 원을 달성했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854억 원,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VC사업본부는 325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만 3360억 원으로 늘었다.

전자업계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한국 경제에 보내는 ‘적신호’와 같다. 더욱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니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것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악순환’은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이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이 ‘글로벌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국가들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완전 고용’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감세와 노동시장 개혁의 성과다.

정부는 확연히 드러난 ‘경제 위기’에 허둥대는 모습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기업인들과의 만남을 주도하며 ‘기업 기 살리기’를 위한 노력 기울이고 있지만, 다른 부처에서는 규제를 강화하며 ‘엇박자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굵직굵직한 정책은 기업의 숨통을 조이는 ‘규제’가 대부분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국내 규제에 손발이 묶여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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