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3일 오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공항에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침묵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3km 거리에 숙소를 따로 잡은 미국과 북한의 외교 수장은 이번 싱가포르 ARF를 계기로 비핵화 및 종전선언 등 북미 협상 핵심의제를 놓고 외교전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북미 외교장관 간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양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미국측은 북한의 종전선언 주장에 대해 선긋기에 나서며 견제구를 날린 상태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전선언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며 "북한이 핵시설 명단을 제공하는 것이 종전선언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ARF에는 태국·필리핀·베트남·라오스 등 ASEAN 10개국을 비롯해 한국·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몽골 등 기타 7개국을 더해 전세계에서 27개국이 참여한다.

앞서 노어트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RF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비롯해 남중국해 질서유지 방안, 대테러 문제 등에 대한 공동약속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측이 이번 ARF에서 '북미 접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미 외교장관 회담만 4일로 예정된 상태다.

지금까지 북미 양자회담을 비롯해, 남북 및 남북미 회담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3일 오후7시(현지시간) 싱가포르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ARF 갈라 만찬이 진행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각국 외교수장들이 참석할 예정으로, 남북-북미-북중 외교장관이 자연스러운 계기에 조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난해 ARF 갈라 만찬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대기실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조우하고 짧은 악수를 나눈 바 있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3일 오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자료사진=(좌)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위터,(우)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