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 지난 6월2일 인천~하노이 노선을 운항한 제주항공 황상영 선임기장은 관제탑으로부터 이륙허가를 받고, 활주로에 진입 후 항공기를 멈추지 않고 곧바로 엔진출력을 높여 이륙하는 ‘활주이륙(Rolling take off)’을 했다.

황 기장이 비행을 마친 후 남은 연료의 양은 불과 1kg 남짓이다. 활주이륙은 터미널을 출발한 항공기가 이륙허가를 받고 활주로에 진입한 후 멈췄다가 출발하지 않고 곧바로 엔진출력을 높여 이륙하는 방식이다. 활주로에 진입해서 멈춘 후에 이륙하는 것보다 연료효율을 높일 수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연료 효율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불과 24명 수준이던 참여 조종사들은 올 상반기 기준 110명으로 늘었다.

실제 제주항공 기장들은 지난 1년동안 활주로를 진입할 때 정지하지 않고 이미 확보한 동력을 활용하는 ‘활주이륙’, 활주로의 중간에 진입해 이륙하는 ‘중간이륙, 착륙 후 지상 이동시 2개의 엔진 중 1개의 엔진 만을 사용, 최적고도 요청 등을 통해 해당 캠페인에 참여해오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절약한 연료의 양은 지난해 하반기 169톤, 올해 상반기 428톤 등 모두 597톤이다. 이렇게 해서 줄인 온실가스의 양은 지난해 하반기 533톤, 올해 상반기 1351톤 등 모두 1884톤이다. 지난 1년간 절감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1884톤은 30년된 소나무 28만5000그루를 심은 효과와 동일하다는 게 제주항공 설명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륙 방식의 개선, 최적 고도 비행과 항로 단축 등의 운항방식으로 연료량을 줄이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캠페인 참여 조종사에게는 환경보호 활동에 동참한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캠페인 2년차를 맞는 올 8월부터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구한다는 의미로 캠페인의 이름을 ‘북극곰 살리기 프로젝트’로 정하고, 조종사는 물론 모든 임직원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이 같은 캠페인은 조종사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연료나 온실가스의 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변화로 환경을 보호한다’는 조종사의 의지와 인식 변화가 더욱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