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도입·민간투자 확대·대학 및 대기업과 협력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스타트업 불모지'로 불리던 일본이 최근 △정부 주도 스타트업 육성 △기업투자 촉진 △대학 및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대 등으로 선순환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7일 발표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활성화 되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J-스타트업)을 시행·신산업 스타트업에 규제를 면제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 등 스타트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투자규모도 급증,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탈 투자는 지난 2011년 120억엔에서 지난해 709억엔으로 약 6배 가량 증가했다.

보고서는 일본 스타트업 활성화의 핵심 요인으로 대학교·대기업 등이 스타트업과 상호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확산을 꼽았다.

   
▲ 일본 스타트업 관련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사진=한국무역협회


일본 대학들은 540억엔의 자금을 운용하는 도쿄대 벤처캐피탈 UTEC이 이공계열 기술 경쟁력을 활용해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는 등 펀드와 벤처캐피탈 등을 설립, 스타트업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UTEC은 현재까지 총 90개사 스타트업 투자·주식공개상장(IPO) 9건·인수합병(M&A) 10건 등을 진행했으며 펩티드림 및 유글레나 등의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모델은 과거 기술 흡수 목적에서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 발굴 및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일본의 통신 기업 KDDI가 운영하는 'KDDI 무겐라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가장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로 꼽히며, 여러 대기업의 참여와 기술 제휴 등을 허용해 스타트업의 혁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일본 미즈호 은행은 고객 및 금융정보를 스타트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오픈 뱅크 API'를 채택, 머니포워드가 일본의 대표적인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김보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개별 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는 규제 샌드박스 도입 및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등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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