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스트레이트'가 양승태 사법 농단을 집중 조명했다. 

5일 오후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판사를 사찰하고 원하는 재판 결과를 만들어내 박근혜 정권과 거래하려 했던 양승태 사법부의 민낯을 파헤쳤다.


   
▲ 사진=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스트레이트'는 양승태 사법 농단을 추적하던 중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여성 판사들이 이용하던 인터넷 카페를 사찰했다는 정황을 단독 보도했다.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여성 판사들이 인터넷 카페 게시판을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행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법원행정처 기조실에서 2년간 근무한 법관 정다주 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의 직속부대인 법원행정처로 카페 동향을 사찰해 보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은 이 사찰 보고 문건을 바탕으로 해당 익명 인터넷 카페를 폐쇄하려고 하는 별도의 문건을 작성했다. 극소수 엘리트 법관들만이 모인 법원행정처에서 여성판사들의 익명 여론을 틀어막기 위해 여성으로 가장해 인터넷 카페에 잠입하고 나아가 게시판 폐쇄를 위한 조직적 공작을 펼쳤던 것.

주진우 기자는 "이건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며 "법원행정처에서는 판사 개개인의 재산 관계를 조사하고 친한 선후배들이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은밀하게 보고하고 감시했다"며 정보기관처럼 활동한 법원행정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사진=MBC '스트레이트' 방송 캡처


이날 '스트레이트'에서는 취재진이 단독 입수한 '이탄희 판사 관련 정리'라는 제목의 대법원 문건도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인사상 혜택으로 판사들을 길들이려 했던 정황이 기록돼 있었다. 또한 여성 판사들의 인터넷 카페를 사찰했던 정다주 부장판사가 작성한 문건에서 "사법부가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왔다"고 명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사법 농단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는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도 공개했다. 법원행정처의 보고 라인은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위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을 거쳐서 양승태 대법원장으로 이어지는 구조이지만 임종헌 차장까지만 구속 영장이 발부돼 '꼬리 자르기'라는 의혹이 있었던 상황. '스트레이트' 취재진은 이 모든 사법 농단 사태의 뒤에는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있었다는 전·현직 판사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성역 없는 주제를 다루는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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