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 0.11% 상승…6주 연속 상승폭 확대
-비투기지역·투기지역 격차 좁히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 견인
   
▲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자료=부동산114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아파트값 상승폭은 계속 확대되는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 단지까지 속출하고 있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째 주(7월 30일~8월 3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상승했다. 6월 마지막 주(0.02%)부터 6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강남4구를 포함한 투기지역(11개구)이 그동안의 침체기류를 벗어나 반등하고, 비투기지역(14개구)이 4월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활황세를 보이며 투기지역과의 격차를 좁혀 나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4~6월 투지지역과 비투기지역의 아파트값 상승률 격차는 평균 0.11%포인트였지만,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공개된 직후인 7월 한 달간 격차가 0.04%포인트로 확 줄었다.

비투기지역이 강남 등 투기지역처럼 수억대에 달하는 상승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르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컸던 상위 6개구 가운데 5개구 역시 은평(0.43%)·관악(0.32%)·구로(0.22%)·성북(0.19%)·동작(0.17%) 등 비투기지역이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투기지역 및 재건축 아파트 또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18%로 지난 4월 첫째 주(0.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건축 대장주라 할 수 있는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6㎡(이하 전용면적)이 지난주 16억 7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도세 중과 시행된 4월 이후 2억 가량 떨어졌던 시세를 회복하고 종전의 올해 최고가(16억 5000만원)도 뛰어넘은 것이다.

용산, 마포 등 재개발 예정 지역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강로 벽산메가트리움 84㎡는 연초 9억7000만원이던 시세가 지난달 중순 11억원을 넘겼다. 현재 호가는 12억원으로 올랐지만 이마저도 매물이 자취를 감춘 상황. 용산 한남뉴타운 3구역 대지 지분 역시 같은 기간 3.3㎡당 수천만원 급등했다.

"강남권의 경우 보유세 개편안 발표 후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비강남권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며 강남권과의 ‘갭메우기’에 들어간 점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이 같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일뿐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관망하던 대기수요가 종부세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투자에 나서며 일부 집값이 들썩인 것”이라며 “3분기 이후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 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또 정부가 당장 추가 규제책을 들이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뻔한 데다 현재의 상승 흐름이 추세에 따른 반등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기 위축과 시장 금리 인상,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가 겹치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가격까지 떨어지는 경착륙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 허가 물량으로 부동산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며 “가계 수요가 예상보다 미흡할 경우 주택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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