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 순위 다툼의 상황이 또 달라졌다. 주 관심사가 2위 경쟁에서 4~5위 경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변화의 주연은 연패에 허덕이는 LG이며, 연승으로 한숨 돌린 넥센과 KIA가 조연이다.

LG가 두산전 치욕적인 연패의 후유증으로 지난 주말 SK에도 내리 졌다. 5경기를 치른 지난주 LG는 두산전 3연패에 SK전 2연패를 더해 5연패 수렁에 빠졌다. LG는 올 시즌 두산과 11차례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했고,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패가 13게임으로 늘었다.

   
▲ 5일 SK전에서 솔로홈런을 친 LG 이형종. 이 경기에서 LG는 3-12로 대패,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진=LG 트윈스


LG는 5연패에도 순위 4위는 유지했다. 하지만 1위 두산, 2위 SK에 연패를 당함으로써 2위 경쟁에서는 많이 밀려났다. LG는 2위 SK와 8게임 차, 3위 한화와는 6게임 차로 벌어졌다.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가 생겼다.

이제 LG는 순위표 위를 바라보기보다 아래쪽 추격자들을 신경 써야 하는 처지가 됐다.

5위 넥센이 kt와 주말 2연전을 모두 이기는 등 최근 3연승을 달리며 LG에 1.5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후반기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진 삼성이 6위에 자리했는데 LG와는 2게임 차에 불과하다. 뒷걸음질을 치던 7위 KIA도 주말 두산과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LG와 간격을 3게임 차로 좁혔다.

LG의 연패 이전까지는 넥센 삼성 KIA에 롯데까지 포함된 4팀이 5위 한 자리를 놓고 다투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LG의 하락세와 맞물려 지금은 4위, 5위 두 자리를 두고 LG 넥센 삼성 KIA 4팀이 치열하게 다투는 모양새가 됐다. 8위 롯데는 최근 주춤거리며 7위 KIA에 2.5게임, 5위 넥센과는 4게임 차로 벌어졌다.

앞으로 순위 경쟁에는 중요한 변수들이 있다. 지난 주말부터 2연전 체제가 시작됐다. 또한 16일까지 경기를 치르고 나면 1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8일간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다.

2연전 체제는 잦은 이동으로 인해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이동 횟수나 거리가 팀마다 달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중위권 경쟁 4팀의 이번주 3차례 2연전 일정만 봐도 KIA의 일정이 최악이다. KIA는 서울 고척(넥센)-광주(롯데)를 거쳐 인천(SK)을 오가야 한다. 

   
▲ 5일 두산전에서 승리, 2연승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LG의 경우 울산(롯데)을 찍고 잠실(삼성)로 올라와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주말 경기가 고척(넥센)이어서 그나마 나은 편. 삼성은 인천(SK)-잠실(LG)-대구(NC)에서 경기를 갖는데 원정 4연전이 먼저지만 이동거리가 멀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넥센이 고척(KIA)-청주(한화)-고척(LG) 경기로 이동 면에서는 가장 수월한 편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순위표 어디에 위치하는 지도 중요하다. 각 팀은 휴식기 동안 지친 주전들이 체력을 보충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을 수도 있고, 부상자의 복귀를 기다릴 수도 있다. 대표팀 차출 인원의 많고 적음에 따른 팀별 득실도 분명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후 리그 종반에는 또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잦은 이동 속 벌어지는 9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벌어두면서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각 팀들은 연패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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