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정기검사 불합격률 증가
ESS서 잇따라 화재 발생…안전성 논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경북 변산 △전남 영암 △전북 군산 △전남 해남 △경남 거창 △세종 내 태양광·풍력발전소와 연계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서 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산업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실태조사를 진행했으나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원인규명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6건 중 2건은 산업부가 국내 ESS 설치 사업장 운영담당자 대상 화재안전 사고예방세미나를 개최한 지난 20일 이후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업계는 기상상황 등에 따라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로 인해 필수적으로 연계돼야 하는 ESS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발열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차후에도 이같은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 7월3일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인근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 일부·나무·토사 등이 왕복 2차선 도로에 쏟아져 군 관계자가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ESS 연계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추가적인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올 상반기 ESS 보급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배 늘어난 1.8GWh로, 지난 6년 총 보급량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이 중 재생에너지연계용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를 비롯한 제도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배 급증한 683MWh로 확인됐다.

아울러 국내 보급 지속 확산 등에 중점을 두고 연말까지 공동주택 최초 ESS 구축사례 창출 및 신개념 모델 개발·실증을 통한 가정용 ESS 보급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불합격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재생에너지 안전성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태양광 패널·풍력발전기/사진=한화큐셀·미디어펜DB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태양광 발전 안전점검 실태'에 따르면 전국 태양광 시설 중 산사태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용전검사·정기검사 항목에 산사태를 비롯한 자연재해 관련 안정성을 확인하는 항목(기초지반 검사 및 기초구조물 검사)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지난달 4일 태풍 '쁘라삐룬'이 지나가면서 95mm의 비가 내린 경북 청도에서는 태양광 패널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인근 국도·과수원을 덮친 바 있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설비 갯수가 지난 2015년 1599개에서 지난해 5470개로 늘어나는 동안 태양광 설비의 불합격률은 2.28%에서 3.38%로, 같은 기간 풍력 설비의 경우 0%에서 4.90%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가 원전의 안전성이지만, 오히려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안전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관련 문제가 더욱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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