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첫 방문국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가스전 개발 및 화력발전소 건설 등 기존 추진사업 외에도 향후 잠재력이 있는 가스전과 태양광발전 등에 대한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992년 수교 이래 양국 정상이 가진 13번째 회담으로 양국은 2006년 이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 고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칸딤 가스전 개발 및 가스처리공장 건설, 태양광발전 협력 등 신규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칸딤 프로젝트는 러시아 루코일사와 우즈벡석유가스공사(UNG)가 공동으로 투자해 가스광구를 개발하고 가스처리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2011년과 지난해 각각 타당성 조사·설계 및 조기생산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한 상태다.

또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일조(日照) 일수가 320일로 태양광발전 잠재력이 큰 데다 올해 3억달러 규모의 사마르칸트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2030년까지 약 12조원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이번 발전소 건설을 수주할 경우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울러 양 정상은 기존에 추진해온 ▲수르길 가스전 개발 및 가스화학플랜트 건설 ▲탈리마잔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가스액화사업 프로젝트 등 대형 사업과 관련한 협력을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에너지분야 외에도 전자정부 등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섬유, 도로·철도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해 유라시아 외교 차원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 밖에 양 정상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지지 의사를 확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앙아시아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대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핵 불용' 및 '드레스덴 구상'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지지 의사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오래 전부터 교류를 해왔던 기록이 뚜렷이 남아있다"며 과거 고구려와의 교류와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에 담긴 기록 등을 언급했다. 이어 "실크로드시대 찬란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또 지금은 역동적으로 발전해가는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고려인이 살고 있는 나라"라며 "방문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반도, 동북아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심화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방문에 대해 "새로운 우선과제를 설정해나가고자 하는 상호 간의 정치적 의지를 강조한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은 커다란 경제, 과학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에 대해 "역내 문제해결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15분(현지시간)께부터 시작해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으로 나뉘어 각각 45분, 40분씩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먼저 진행된 단독정상회담이 예정시간을 1시간25분이나 초과한 2시간10분가량 진행되면서 전체적으로 행사 종료시각이 1시간여 늦춰졌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회담에 앞서 카리모프 대통령이 마련한 공식환영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공식환영식에는 윤병세 외교·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안종범 경제·윤두현 홍보수석, 최종현 의전장 등과 함께 새누리당 나성린·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