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병호(넥센 히어로즈)가 홈런 몰아치기로 대역전 홈런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병호는 9일 한화와 청주 원정경기에서 결승타가 된 1회 선제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병호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25안타를 폭발시킨 넥센은 16-5 대승을 거뒀고 6연승 행진 속에 4위를 지켰다.

박병호은 이틀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시즌 31호로 홈런 레이스 공동 3위로 올라섰다. 멀게만 보였던 홈런왕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현재 홈런 1위는 SK 로맥으로 35개를 날렸다. 2위가 32개의 두산 김재환이며 박병호와 로하스(kt), 최정(SK)이 나란히 31개로 공동 3위다. 

수치상으로는 로맥이 홈런왕에 가장 근접해 있다.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였던 최정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재환, 박병호, 로하스가 모두 홈런왕 타이틀을 욕심내볼 만한 상황이다.

   
▲ 사진=넥센 히어로즈


최근 페이스만 놓고 보면 박병호가 압도적이다. 박병호는 최근 5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7일 KIA전만 홈런포가 잠잠했고 4경기에서 홈런을 때렸고 5일 kt전에서는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사실 박병호가 공동 3위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해 4월 14일부터 5월 19일까지 36일간이나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다. 출전 경기수가 82경기밖에 안된다. 로맥이 103경기, 김재환이 106경기, 로하스가 107경기를 뛴 것과 비교하면 20경기 이상 적게 출전하고도 비슷한 홈런 수를 기록하고 있다. 가정이긴 하지만 박병호가 부상 공백 없이 뛰었다면 지금 홈런 레이스 가장 앞자리는 그의 차지였을 것이다.

박병호는 2년간 미국 활동을 하기 이전인 2012~2015년 4시즌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국내 복귀한 올 시즌에도 홈런왕에 오른다면 5시즌 연속 홈런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산술적으로 홈런왕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로맥이다. 박병호는 2.6게임당 1홈런을 때렸고, 로맥은 2.9경기당 1개꼴로 홈런을 쳤다.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빠르지만 팀의 남은 경기수가 다르다.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넥센은 우천취소가 적어 112게임이나 소화했고 32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SK는 106경기를 치러 38경기를 남겨뒀다. 지금까지와 같은 추세라면 로맥은 48개, 박병호는 43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그러나 로맥이 최근 6경기에서 홈런을 하나도 못치고 있고, 김재환의 경우 9경기째 무홈런이었다. 홈런포에 불이 붙은 박병호가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로맥을 따라잡는 것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도 않는다.

홈런포를 앞세워 박병호는 장타율(0.705)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출루율(0.449)도 1위다. 즉 홈런 포함 장타를 많이 때리지만 안타나 볼넷에 의한 출루도 많다. 그만큼 타격의 정확성이 높다는 얘기다. 

박병호가 국내 유턴해 다시 넥센 유니폼을 입었을 때 '돌아온 홈런왕'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그 수식어가 그대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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