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하반기 전망은 낙관적으로 해 놓고 실제로는 주식을 팔고 있어 투자자들이 갈팡질팡 방향을 못 잡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 전망을 하는 리서치 파트와 단기 수익률에 집착하는 금융투자파트의 매매 패턴의 차이가 그 이유라고 지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6월 들어서 1조원 가까운 자금을 주식 시장에서 빼내고 있다. 모두 13 거래일 가운데 이틀을 빼 놓고 전부 매도다.

기관의 매도에는 금융투자와 투신의 역할이 컸다. 투신은 펀드 환매 물량이 나와서지만 금융투자의 경우 연일 매도 행진을 벌이는 것이 의아스럽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증권사들은 하반기 주식 전망을 낙관적으로 했다. 코스피 지수가 선진국 경기 회복에 기대 저점을 높여가며 2200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 증시 전문가들은 매크로를 전망하는 리서치 부문과 단기 수익률에 목을 메는 금융투자 쪽의 반대적인 성향이 빚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뉴시스

증권가가 하반기 증시 상승을 염두에 두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코스피 상장사 순익이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올해 이를 극복하는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이란 점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다.

이에 따라 KDB대우증권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지수 밴드는 1850~2200. 이밖에 삼성증권은 1900~2150, LIG투자증권은 1900~2250, 신한금융투자는 1800~2200, 토러스투자증권은 1900~2120, 유진투자증권은 1930~2180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수가 2000선에 이른 지금 지속적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매크로를 전망하는 리서치 부문과 단기 수익률에 목을 메는 금융투자 쪽의 반대적인 성향이 빚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리서치 센터는 6개월 1년 단위로 증시의 큰 그림을 보고 전망을 한다. 그런데 금융투자 쪽은 단기 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이면 벌떼처럼 달려들어서 수익을 얻으려 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장기적인 전망은 볼 틈이 없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증권사 매매 파트는 중장기 바이앤 홀드가 아니라 트레이딩을 통해서 수익률을 극대화 하고 있다"며 "시장의 방향성이 보이면 매수세가 들어오는데 아니면 포지션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