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화기애애하게 시작…'한민족' 강조 언급도
   
▲ 남북이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가진 4차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모두발언하고 있다./통일부
  
   
▲ 남북이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가진 4차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의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통일부


[판문점 공동취재단=미디어펜 김소정 기자]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협의하기 위해 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그러면서도 북측은 모두발언을 통해 남과 북이 막역한 사이가 됐고, 운명을 함께하는 관계가 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민족'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10시 첫 번째 전체회의를 시작하면서 리선권 북측 조평통 위원장은 “북과남의 통일을 전담하는 당국자들이 매달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북남관계가 현실적 의미에서 이게 바로 대전환이구나”라고 말했다.

이어 리 위원장은 ‘막역지우’라는 말을 언급하며 “서로의 뜻을 거스르지 못할 지경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고 막역지우라고 한다. 다시 말해 북과 남이 서로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가는 시대가 됐구나 새삼 실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장은 “이번에 회담을 준비하면서 생각해보니까 4월27일 꽃이 만발했다. 화창한 4월에 북남 수뇌분들께서 씨앗을 뿌려주시고 벌써 돌아보니 8월이다. 8월7일이 입추다. 가을이 시작된다”며 지난 1차 남북정상회담 때 올 가을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약속했던 일을 언급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아시안게임에 단일팀으로 참가하기 위해 남측에 와있는 북측 선수들을 최근 만나본 일을 언급하며 “운동선수들이 체력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합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며 “북측에 한배를 타면 한마음이 된다는 속담이 있다고 안다”고 했다. 

리 위원장은 “북한 속담은 한배에 타면 마음이 같아진다이다. 한배를 타면 운명을 같이한다는 것”이라며 “마음보다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도 같이 한다는 것이다. 북남관계 개선과 발전 문제가 북과 남(은 물론) 해외에 사는 온겨레의 일치된 견해이고 지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리 위원장은 지난 고위급회담에 이어 또다시 “다 보는데서 우리가 일문일답하자”고 말해 언론에 공개된 회담을 제안했지만 조 장관은 “제가 수줍음이 많아서 카메라 앞에서 말주변이 리 단장님보다 못하다”는 말로 거부했다.

그러자 리 위원장은 “성격과 말주변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우리 민족에게 호상 견해를 충분히 또 정확하게 전달하는가 하는 (것은) 중대사라 생각한다”며 “남측서 끝끝내 거절하면 할 수 없는데 북측 기자들이라도 놔두랍니까”라고 응수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 남측 기자들한테 혼난다”고 했고, 리 위원장은 “내적인 문제 논의할 건 없습니다. 공개된 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실들을 오늘 우리가 얘기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전체회의는 11시10분에 종료됐으며, 남북은 판문점선언의 각 의제별 상호 입장과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은 이날 오후에도 수석대표 접촉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고위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며 대표단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으로 구성됐다. 북측 단장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며 대표단은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