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명단에 변동이 있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13일 24명의 최종 엔트리 가운데 차우찬 정찬헌 최정 박건우 등 4명을 최원태 장필준 황재균 이정후로 교체했다.

교체 이유는 분명하다. 부상으로 뛸 수 없거나, 현재 컨디션이 아시안게임에서 뛸 상황이 못되는 선수들이 빠졌다. 대체선수로 선발된 선수들은 그럴 만한 이유와 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4명이나 되는 적잖은 대표선수 교체가 발표된 후, 야구팬들은 대표팀에서 나가고 들어온 선수들보다는 다른 선수들에 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팀 생존을 한 내야수 오지환(28·LG)과 외야수 박해민(28·삼성)이다. '야구대표팀 은메달을 기원합니다' 논란을 부른 바로 그 선수들이다.

   
▲ 사진=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많은 야구팬들은 지난 6월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을 때 오지환과 박해민이 포함된 것에 대해, 그리고 이번에 4명을 교체하면서 오지환과 박해민의 대표선수 지위가 유지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둘이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병역을 미룬 점이라든지, 대표팀에 뽑힐 만한 성적이나 활약상을 보여줬는지 등은 이미 그간의 논란을 통해 충분한 얘기가 나왔다. 그럼에도 선동열 감독이나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오지환과 박해민을 교체하지 않고 아시안게임에 데려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번 엔트리 교체 때 오지환과 박해민은 아예 교체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오로지 부상 등 몸상태만 따져 정상적인 실력 발휘를 하기 힘든 선수들만 교체했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출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를 교체하려면 부상 등 합당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진단서 등 서류로 입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100% 만족할 만한 해명은 못된다. 최정과 박건우는 부상이 명확하다. 소속팀 경기도 못 뛰고 있으며 1군 등록이 말소된 상태다. 차우찬과 정찬헌의 경우는 좀 다르다. 차우찬은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0일 삼성전 선발 등판을 했고, 정찬헌은 12일 넥센전에도 구원 등판했다. 차우찬과 정찬헌이 마지막 등판 후 갑자기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며, 사소한 부상을 안고 그동안 등판을 해왔다는 얘기다. 

오지환과 박해민이라고 몸상태가 완벽할 리 없다. 장기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중이다. 어디 한 곳 아프지 않은 선수들이 있을까. 역시 대표팀 멤버인 손아섭을 예로 들면 최근 옆구리 통증 때문에 몇 경기 선발 출전을 못했다. 

즉, 오지환과 박해민에 대해서는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교체 의지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대표팀 내 위상이 주전은 아니다. 백업 요원이다. 오지환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보조하고, 박해민은 김현수, 손아섭, 김재환, 이정후 등을 백업한다. 

결국 선동열 감독의 '선택의 문제'였다.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 누구를 선발할 것인지에 대해 코칭스태프는 여러가지 점을 고려(병역 포함)해 선발을 했을 것이다. 예상되는 부정적인 시선도 감수한 결정이었다.

이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는 대회 결과로 말하고 책임을 질 뿐이다. 목표인 금메달 획득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선수 선발, 대회 준비, 경기 운영 등에 대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많은 팬들의 바람대로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면 선동열 감독의 선택은 감당하기 힘든 혹독한 비난을 받을 것이고, 지도력에는 씻기 힘든 오점이 남을 것이다.

오지환과 박해민이 할 일은? 대표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목표인 금메달 획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 믿고 뽑아준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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