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프로야구가 이번주 3경기만 치르고 나면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를 갖는다. 17일부터 9월 3일까지 18일간이나 되는 긴 휴식기다.

정규시즌 중 이렇게 장기 공백이 생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새로 시즌을 맞는 것에 준하는 팀 정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휴식기가 끝나고 리그가 재개되면 팀당 최소 26게임(넥센)~최대 34게임(KIA)만 남겨두게 된다. 막바지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휴식기가 시작될 때 순위표는 어떻게 될까. 1위 두산, 4위 넥센만 현재 순위 그대로 유지될 것이고, 14일부터 16일까지 3경기 결과에 따라 나머지 순위는 모두 바뀔 가능성이 있다.

13일 현재 2위 SK와 3위 한화는 1게임 차다. SK가 3연패, 한화가 3연승하면 순위 역전이다. SK가 1승2패, 한화가 2승1패면 두 팀간 승차는 없어지지만 승률에서 근소하게 SK가 앞서 순위가 그대로 유지된다.

   
▲ LG와 KIA가 14~15일 순위 싸움에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중요한 2연전을 치른다. /사진=KIA 타이거즈


더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곳은 중위권이다. 현재 5위 LG와 6위 삼성은 승차가 없다. 7위 KIA가 두 팀에 1.5게임, 8위 롯데가 2게임 뒤져 있다. LG가 3연패하고 롯데가 3연승하면 5위가 8위 되고, 8위가 5위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1게임 차인 9위 kt와 10위 NC가 벌일 '꼴찌 안하기'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다.

사실 휴식기를 순위표 몇 위로 보내느냐는 페넌트레이스 전체로 보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아시안게임 후에도 승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팀들끼리 피말리는 순위 레이스는 이어질 것이다.

그래도 팀 사기 문제가 있고, 각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이왕이면 한 순위라도 더 높은 자리에서 20일 가까운 기간 동안 시즌 막바지 총력전을 준비하는 것이 분위기 면에서 훨씬 낫다.

특히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쟁탈전을 벌이는 4팀은 '전쟁 모드'로 이번 3경기를 치르게 된다. 

LG는 하락세를 반등시켜 놓는 것이 급선무다. 8연패를 힘겹게 끊더니 지난 주말 넥센에 다시 2연패를 당했다. LG가 14~15일 KIA와 2연전을 갖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다. LG가 연패하면 곧바로 KIA에 추월 당한다. KIA는 5위 탈환의 의지를 갖고 이번 LG와 2연전에 올인할 것이다. LG의 16일 상대는 까다로운 SK로 첩첩산중이다.

   
▲ 5위 경쟁에 바쁜 삼성이 9연승 질주 중인 넥센과 2연전을 치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도 만만찮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넥센과 2연전 후 한화를 만난다. 9연승을 질주하며 현재 가장 핫한 팀 넥센을 고비처에서 상대하게 된 것이 달갑지 않다. 시즌 상대전적도 삼성이 넥센에 3승8패로 밀리고 있다. 어렵게 끌어올려온 순위를 지키고 5위권 경쟁에서 버티려면 넥센전에서 최소 1승1패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

KIA는 LG와 2연전 후 롯데와 만난다. 모두 순위 경쟁 팀들과 맞대결이다.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어찌 보면 순위 상승의 절호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롯데는 한화와 2연전 후 KIA와 맞붙는 일정이다. 올 시즌 한화에 3승7패로 열세를 보인 것이 꺼림직하지만 5위권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연승을 한다는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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