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리카도, 비교우위 발생 막는 보호무역 경계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 국가가 상대방 대비 더 적은 기회비용을 투입해 생산 가능한 상품만 생산, 서로 교역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유리하다."

영국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는 저서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1817)를 통해 자유무역에 토대를 둔 국제교역이 결국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주는 반면, 보호무역은 '비교우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아 손실을 야기한다고 설파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생산에 대해 한국과 프랑스의 생산비가 80대 120이고, 와인에 대해서는 90대 100이라고 가정할 경우 한국은 스마트폰과 와인을 모두 생산하는 것보다 스마트폰만 생산하는 대신 와인을 수입하고, 프랑스는 와인만 생산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교역을 하지 않은 경우 한국은 스마트폰과 와인을 각각 1단위씩 생산하는 데 170 만큼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스마트폰만 생산하고 1단위를 프랑스와 교환할 경우 남게 되는 10을 스마트폰 생산에 투입하면 더 많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등 보호무역을 실시하면 이같은 효과가 감소, 양국이 자유무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 대비 낮은 경제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율의 관세를 골자로 한 '스무트-홀리법'과 그에 대한 보복관세가 1930년대 대공황에 영향을 끼친 것을 토대로 미국 내에서도 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데이비드 리카도(왼쪽)·'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사진=네이버 백과사전·교보문고


보호무역으로 인한 부작용은 스포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는 참가하는 팀들이 25인 명단을 작성함에 있어 21세 이전에 잉글랜드 또는 웨일즈 클럽에서 3년간 훈련받은 선수를 8명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는 '홈그로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홈그로운은 '축구 종주국'임에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자국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매년 리그 시장 규모는 확대되지만 외국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시즌 기준 리그에 등록된 선수 중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70%에 달하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영국이 예년 대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 제도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지만, 홈그로운 제도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우선 영국 선수 영입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인 맨체스터시티FC의 경우 존 스톤스와 라힘 스털링을 영입하기 위해 각각 700억원, 850억원을 지불하면서 '가성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영입 당시 맨시티가 앞서 다비드 실바(스페인)를 영입하는데 637억원을 소요한 것을 근거로 '홈그로운 제도가 없었거나 약했다면 저 돈을 주고 살 선수들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현지 및 국내에서도 제기된 것이다.

이 제도로 인해 영국 선수들의 외국 리그 진출이 쉽지 않으며, 영국 선수 사이에서 어느 정도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되면 쉽게 명문클럽으로 갈 수 있어 경쟁 강도가 약해지는 것도 리그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무역은 통상 자국 산업 육성을 명목으로 시행되지만 목표에도 도달하지 못할 뿐더러 손실을 야기한다는 리카도의 지적을 새겨들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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