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2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대부분 증가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국내 증시의 거래량이 급감한 데다 신흥국 증시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이 대부분 증가하는 등 호실적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증권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21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8% 증가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유령주식’ 파문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삼성증권의 경우도 영업이익 1319억원을 공시하면서 작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배당 사고 관련 비용은 100억원 수준으로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지만 실적으로 커버가 가능한 수준이다. 두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도 상반기 당기순이익 2873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공시했다. 초대형IB 중에서도 가장 먼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1269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메리츠의 경우 순이익이 1090억원을 기록해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를 넘기며 신기록을 다시 썼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 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늘었으며 키움증권은 당기순이익이 9.4% 증가했다.

2분기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급증한 거래량에 큰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조 1000억원 정도가 늘어났다. 2분기 코스피 지수는 전분기 말 대비 4.89% 하락했지만 남북관계 해빙 등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을 만한 요소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문제는 하반기다. 증시 조정의 여파가 거래량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9조원 수준으로 2분기 대비 35.6% 감소했다. 여기에 신흥국 증시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금액은 1조 7000억원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실적이 나왔음에도 정작 주가전망은 좋지 않다. 현 시점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2분기 말과 비교했을 때 무려 11.52%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이 2.89%임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향후 전망을 훨씬 안 좋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미 증권가 하반기 실적 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실적을 낙관할 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다”고 전제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상황에 비해 증권사 실적이 좋았던 반작용을 올해 하반기부터 감당하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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