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칠레에 0-1 완패 조기탈락 '충격'...'티키타카의 종말'

'무적함대'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브라질월드컵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수년간 세계 축국계를 석권했던 화려한 티키타카의 종말이다. 

남미의 다크호스 칠레에 덜미를 잡히며 조별리그 탈락의 불명예를 안았다.

스페인은 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칠레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졌다.

   
▲ 스페인 칠레에 완패 조기탈락. 티키타가의 종말/사진=뉴시스


지난 14일 네덜란드에 1-5 참패를 당했던 '무적함대' 스페인은 이날 패배로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남은 호주전(24일)에서 이긴다고 해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호주를 3-2로 이겨 2승으로 B조 1위, 칠레가 2위가 됐다. 네덜란드와 칠레는 16강행을 확정한 가운데 마지막 3차전에서 1·2위를 가리게 된다.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스페인은 4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망신을 사게 됐다. 2006독일월드컵 우승 후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를 하지 못한 이탈리아의 뒤를 이어 '전년도 우승국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네덜란드전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골 외에 단 한골의 필드골도 넣지 못하는 수모도 당했다.

남미의 칠레는 2010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스페인의 빈센테 델 보스케(64) 감독은 네덜란드전에서 5골을 내준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를 이날 선발로 내세웠다. 백업 골키퍼인 다비드 데 헤아(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 회복이 더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월드컵 무대에서 철벽 방어를 자랑하던 카시야스는 네덜란드전에서 5골을 내준 뒤 크게 흔들렸다. 이날도 2골을 내주며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여전히 마무리 볼터치가 불안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구사했던 스페인은 이날 다소 수비적인 4-2-3-1를 카드를 꺼내들며 안정을 꾀했다.

디에고 코스타(26·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최전방 공격수에 세우고, 페드로(27), 안드레아 이니에스타(30·이상 바르셀로나), 다비드 실바(28·맨체스터 시티)가 2선 미드필더를 구축했다.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26·바르셀로나)가 더블 볼란치로 포백 앞에서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다.

칠레는 이같은 스페인을 상대로 3-4-3 카드로 맞섰다. 알렉시스 산체스(26·바르셀로나)-에두아르도 바르가스(25·발렌시아)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아르투로 비달(27·유벤투스)을 뒤에 받치면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스페인은 탐색전도 생략한 채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칠레에 당황했다.

전반 20분 바르가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산체스-아랑기스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패스에 수비라인이 흔들렸고, 아랑기스의 백패스를 받은 바르가스가 골키퍼마저 제치고 골을 만들었다.

공격 라인을 끌어올린 스페인은 전반 27분 코스타의 유효 슈팅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전반 43분 아랑기스의 추가골에 추격의 의지가 꺾였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찬 산체스의 프리킥을 골키퍼 카시야스가 걷어냈지만, 아랑기스의 발끝으로 향했고 아랑기스가 반 박자 빠른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만회골을 노린 스페인은 후반 여러 차례 유효 슈팅을 날렸지만 칠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