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민연금 정부 자문단이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즉각 11%로 올리거나 10년간 단계적으로 13.5%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는 17일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와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위원회는 저출산과 인구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로 2042년부터 연금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과 기금투자 수익의 합을 초과하는 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2088년까지 향후 70년간의 재정을 전망한 결과, 2013년 제3차 추계 당시보다 적립기금 소진 시점은 3년, 수지적자 전환 연도는 2년 당겨졌다.

한편 적립기금은 2041년 1778조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최대 적립금 규모는 제3차 추계 예상치 2561조원보다 낮은 것으로, 임금상승률 둔화 전망을 반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립기금의 비율은 2034년 48.2%까지 증가한 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급여지출 비율은 올해 1%에서 점차 증가해 2070년 이후로 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내년 2187만명으로 최고점에 이른 후, 근로연령 인구 감소에 따라 2088년에는 1019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령연금 수급자는 올해 367만명에서 계속 증가해 2063년 1558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노령연금을 받는 비율은 2018년 36.2%에서 점차 증가해 2070년에는 84.4% 수준까지 도달할 전망이다. 장애연금과 유족연금까지 포함할 경우 207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의 90.8%가 국민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를 내는 가입자가 줄고 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늘어남에 따라 제도부양비(노령연금 수급자 수를 국민연금 가입자 수로 나눈 것)는 2018년 16.8%에서 2068년 124.1%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민연금 가입률은 2035년 이후 93.0%가 되고, 기금운용수익률은 오는 2020년 4.9%에서 점점 하락해 2088년에는 4.3%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도발전위원회는 불명확한 재정 구조에 따른 국민 불신을 완화하기 위해 향후 70년간 기금 적립배율을 1배로 유지하겠다는 재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안은 올해 45%인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액의 비율)을 더는 낮추지 않고 현재 9%인 보험료율을 내년에 당장 11%로 올리는 방식이다. 이후 이를 유지하다가 적립배율 1배가 흔들리는 2034년에 보험료율을 12.3%로 올린다. 

그 뒤로 5년마다 재정계산을 통해 향후 30년간 적립배율 1배를 달성할 수 있도록 보험료율을 계속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 안은 소득대체율을 해마다 0.5%p씩 낮춰서 2028년 40%로 떨어뜨리도록 한 현행 국민연금법 규정을 계속 유지하지만, 내년부터 10년간 보험료율을 단계적으로 13.5%까지 올리는 방법이다.

이후에는 보험료율에 손대지 않고 지출을 조정해 재정안정 목표를 충족한다. 2033년 65세인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2043년까지 67세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에 '기대여명계수'를 적용해 연령이 많으면 연금급여액을 깎는 방안 등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자문안을 기초로 여론을 수렴해 내달까지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하고 10월에 국회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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