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으로 베트남이 다시 한 번 행복한 축구 열기에 빠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9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베트남은 조별리그 3전 전승을 기록,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베트남이 들끓을 만했다. 베트남은 역대 일본과 A매치 3경기를 벌여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피파(FIFA) 랭킹도 베트남이 102위로 일본의 55위보다 훨씬 낮다. 이런 가운데 23세 이하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일본을 꺾었으니 축구팬들이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사진=베트남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의 주요 언론들은 일본전 승리를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베트남축구연맹(VFF) 홈페이지 메인 화면이 일본전 승리 쾌거로 장식된 것은 물론이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관련기사 댓글이나 SNS를 통해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 상당수가 박항서 감독에 대한 찬사였다.

박항서 감독은 올해 1월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통해 이미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부임 3개월만에 베트남을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올려놓는 기적을 연출했다. 베트남 전역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졌고 박항서는 '베트남의 히딩크' 대접을 받았다.

사실 박항서 감독은 큰 부담감을 안고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푼 상태에서 맞은 아시안게임이었다. 베트남은 2014 인천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것이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기에 이번에는 그 이상의 성과를 내야만 했다.

베트남은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일본을 꺾고 16강에 안착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일본을 맞아 경기 시작 3분만에 선제골을 뽑아내고 선수들이 온몸을 던지는 투지로 끝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또 한 번 '박항서 매직'이 발휘된 것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승리였다.

베트남은 조 1위를 했기 때문에 16강 상대는 B, E, F조의 3위 가운데 한 팀(현재 미정)이다. 상대적으로 약팀을 만나기 때문에 일단 8강은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베트남이 8강에만 올라도 아시안게임 사상 최고의 성적이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팬들에게 안겨줄 행복은 아직 많이 남았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해 조 1위를 놓친 것과 대비돼 '박항서호 베트남'의 순항은 더욱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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