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서울시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박원순 시장은 약 한 달간 강북구 삼양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삼양동’으로 대표되는 강북문제를 풀어 서울의 고질적 현안인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구상을 밝혔다.

해법의 시작점은 ‘골목’과 ‘마을’이며, 방향은 ‘강북 우선투자’다. 과거 70년대 강남 개발이 그랬듯 교통, 도시계획, 주거 등에 대한 집중투자로 낙후된 강북지역의 생활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면서도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등으로 붕괴된 골목경제를 주민 중심의 지역 선순환 경제 생태계로 부활시키고, 강북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박원순 시장은 "오늘날 강남북 격차는 과거 70년대에 이뤄졌던 도시계획 정책배려, 교통체계 구축, 학군제 시행, 대량주택공급 등 강남집중 개발에 기인한 것"이라며 "수십 년 간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특단의 결단과 투자, 혁명적인 정책방향 전환 없이는 과거와 같은 정책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북 우선투자라는 균형발전정책 패러다임 대전환을 통해 내실 있는 변화, 주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오르막이나 구릉지대를 쉽게 다닐 수 있도록 경사형 모노레일 등 새로운 유형의 교통수단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저층주거지의 72%를 차지하는 노후주택과 인근의 낙후된 주거환경을 정비‧재생해 열악한 강북지역 생활 인프라를 개선하는 동시에 주거난으로 고통 받는 청년‧신혼부부 유입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우선, 장기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청년 중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올해 관련법(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마련됐다. 전 자치구 대상 실태조사를 실시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019년에 우선 400호를 매입한다. 2022년까지 총 1000호를 매입해 청년‧신혼주택 4000호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주민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소규모 정비도 활성화한다. 맹지나 부정형·과소필지 등 신축이 불가능한 지역은 재개발 외에 정비사업이 사실상 전무한 만큼 각자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법을 촘촘히 제공하는 방식이다.

유지보수(그대로 살고 싶을 때), 집수리(간단한 수리), 리모델링(면적 확대 등), 건축협정·자율주택정비사업·가로주택정비사업 (이상 신축) 등의 모델이다.

지적이 부합하지 않아 신축이 불가능한데 쇠퇴가 심각한 지역엔 다양한 유형을 종합 활용한 '상생형 도시재생' 모델을 새롭게 도입한다. 예컨대 정비가 시급한 지역엔 소규모 정비를 해서 공공기여를 주민공동시설로 제공하고 주변주거지는 집수리와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할 수 있다. 시는 ‘19년 우선추진대상지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2년엔 제도화 및 확산에 나선다.

노후주택을 고쳐서 다시 쓰는 문화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가동한다. 집수리를 활성화하고 주민 집수리 숙련공을 양성하고, 3인 1조의 컨설팅단(집수리 전문가+금융 전문가+마을건축사)을 구성해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자신의 집을 보존하면서 개선하려는 주민에게 집수리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가꿈주택' 사업은 보조금액을 2배로 상향(최대 1000만원→2000만원)해 2022년까지 총 2000호를 추진한다. 컨설팅을 지원하고 저렴한 이자로 융자하되 월세수입으로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파이낸싱 기법도 도입한다.

아울러 시는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져 개발지역의 상징이었던 '지중화 사업'을 비 강남지역에 집중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주체인 한국전력과 협력해 시가 비용을 선부담해 사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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