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2%이하 미국의 절반, 이익적으면 유동성위기 공적자금 투입자초
은행들이 이자장사로 떼돈을 번다는 비판이 무성해지고 있다.

KB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등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에 대해 금융당국과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언론은 은행이 이익을 낼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땅짚고 헤엄치기장사를 한다며 융단폭격을 가한다.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순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늘었다. 2011년 상반기이후 최대 이익규모라고 한다. 언론들은 은행들이 이자이익을 많이 내고 있는 것에 대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다. 이자이익이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5% 증가했다는 것. 

과연 은행이 이익을 내는 것이 뭇매를 맞을 일인지 묻고 싶다. 은행만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0조원이상 영업이익을 냈다고 집권여당 원내대표는 중소협력업체를 쥐어짜서 거뒀다고 격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에선 기업과 은행이 이익을 내는 것도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것처럼 매도당한다. 한국에선 기업이건 은행이건 이익을 내면 안되는 나라가 됐다. 급진적인 사회주의국가로 전락했다.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왜 은행들이 이익을 많이 내면 안되는가? 은행이 정부면허업이라서 이익을 많이 내지 말라는 것인가? 사회공헌차원에서 경영을 하라는 것인가?  

은행들이 이익을 내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을 외면하는가? 은행이 이익을 내면 임직원들의 소득이 증가한다. 수백만명의 투자자와 주주들도 주가상승으로 혜택을 입는다. 기업에 대한 대출여력이 증가한다.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금융위기 시 든든한 방파제를 확보하게 된다. 자기자본비율(BIS)도 높여서 은행신용도를 올릴 수 있다. 신용도가 올라가면 해외달러차입비용이 줄어든다.

은행이 이익을 적게 내거나 적자를 내면 어떻게 되는가? BIS비율이 낮아지면서 신용도가 하락한다. 해외에서 달러 차입비용이 상승한다. 외환시장이 경색되고, 외환위기로 전염될 수도 있다. 우리는 기축통화국가가 아니다. 해외경제상황과 금융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외환위기를 맞이할 수 있는 국가다. 은행들이 이익을 내서 BIS를 높여야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KB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등 시중은행들이 이익을 내는 것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이 뭇매를 가하고 있다. 기업이건 은행이건 이익을 내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은행이 이익을 내야 경제가 커지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주가상승으로 주주들도 이익을 본다. 경제혈멱인 은행이 부실해지면 신용도하락, 차입비용 상승, 주가하락, 채용축소, 세금감소로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 낡은 레코드틀듯이 은행 이자장사 비난하는 것을 그만해야 한다. 은행들은 이익을 더 내야 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 제공

은행은 산업과 경제의 혈맥이다. 피가 건강하게 돌아야 산업에 자금이 흘러간다. 은행이 최소이익을 내면서 연명한다면 금융시장이 경색된다. 은행주가가 하락하거나 정체되면 신용도가 떨어진다. 투자자와 주주들도 손해를 본다.

정치권과 언론은 때만 되면 이자장사, 땅짚고 헤엄치기 장사를 비난하지만, 무책임하고 편향된 주장에 불과하다. 시중은행의 마진은 경쟁국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한국의 이자마진은 2%아래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은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은 이자마진이 3%로 떨어진 은행에 대해선 엄중한 모니터링을 한다. 예대마진이 낮은 은행들은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부실화는 공적자금 소요를 증가시킨다. 이는 다른 은행들에게 부담을 주고,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들은 2%대 적은 이자 마진 속에서 온갖 관치금융의 압박을 받고 있다. 각종 정책금리상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역대정권마다 창조금융, 사회적 공헌, 중소기업 지원등에 신경을 썼다. 정권에 잘 보여야 생존했다. 금융당국은 일자리가 화두가 되면서 은행들에게 채용규모를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것도 심각한 비용 상승요인이 아닌가? 

은행들의 이익도 수백조원의 자산규모에 비하면 그리 내세울 게 못된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국은행들은 ROA가 1%가 넘는다. 우리는 한참 못미친다. 한국시중은행들은 자산규모를 감안하면 오히려 더 벌어야 한다. 지금 내는 이익도 부족한 형편이다.

시중은행들이 돈버는 것을 타박하지 말고 더욱 건실한 이익을 내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행처럼 최소한 3%이상의 이자마진을 확보해야 임직원 인건비 지급, 정책금융상품 지원, 주가관리및 BIS적정수준 유지 등의 세 마리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국은행들은 그동안 관치금융과 정책금융으로 인해 경쟁력약화에 시달려왔다. 과도한 금융규제로 미국 일본은행처럼 인수합병등과 관련한 글로벌투자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다. 비용요인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의 시중은행들만큼 지점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비용측면에서 보면 점포를 더욱 줄여가야 한다. 미국과 독일등의 은행점포는 한국에 비해 매우 적다. 한국의 고객들은 편리하게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예금대출 업무 등을 볼 수 있다. 

한국의 시중은행 경쟁력이 낮다는 비판도 과도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5년 조사한 금융시장 성숙도에서 한국의 은행경쟁력은 우간다와 비슷한 87위로 떨어졌다. 박근혜정부 시절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은행장들과의 건배사에서 “우간다은행을 이기자”라고 했을 정도였다. 우간다 수준의 금융경쟁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한국처럼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하는 나라도 없기 때문이다.

우간다은행을 이야기하지만, 우간다에서는 수도에서조차 은행을 찾기 힘들다. 지점마다 길게 줄을 서야 한다. 신용카드 거래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간다와 선진국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시중은행을 동등취급하는 것은 황당하기만 하다. 

우리은행들만큼 관치금융이 지배하는 나라도 없다. 은행들은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은행 계좌를 개설해서 유지해주는 것에 대해서도 수만원대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등도 비슷하다.

미국금융당국은 은행의 수익을 확보해주는 데 힘쓴다. 은행들이 상업적으로 존립해야 금융위기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중은행들은 미국처럼 계좌개설 비용을 청구한다면 난리법석을 떨 것이다.
언론들의 맹목적인 은행 이자장사 비판기사를 보면 과도하다는 느낌이 든다. 수십년간 낡은 레코드를 틀어놓듯이 한다. 은행출입기자들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한다. 제발 미국 등 선진국은행들을 살펴보고 이자장사 기사를 쓰기 바란다. 은행이 돈을 벌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발상의 전환을 왜 못하는가? 경제가 성장하고, 투자와 일자리가 늘어나려면 기업이건 은행이건 매출과 이익이 건실하게 증가해야 한다.

출입기자들이 은행 이자장사에 대해 마녀사냥을 하기 때문에 국민정서는 여전히 은행에 대해 공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 사회환원을 중시한다. 이런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이나 은행이나 비용보다 수익이 높아야 생존하고 생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최범수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미국 예일대 경제학박사)은 "은행들의 마진이 겨우 연명할 정도에 불과하다면 경제 또한 연명하는 수준을 탈피하지 못할 것임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이자장사에 대한 언론과 국민정서의 낡은 레코드를 이제 꺼버리자. 은행들은 이익을 더 내야 한다. 지금의 이익도 총자산에 비하면 부족하다./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