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토지 등 판매목표 수립 통해 4조원 감축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D’ 등급인 경고를 받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LH의 경우 전년대비 이익이 하락하고, 재무건전성 제고 노력이 부진했으며, 또 부채과다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금융부채 절감 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이유다.

   
▲ 이재영 한국토지주태공사(LH) 사장/뉴시스

그러나 일각에서는 LH는 어쩔 수 없는 만성 적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공기업으로, 부채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경고’ 등급을 준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를 대신해 서민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바로 LH의 설립 목적이기 때문이다. 2013년 말 LH의 총 부채 규모는 무려 142조원, 한 달 이자만 약 4조원에 달한다.

이 중 정부사업 대행으로 '손실보전 대상사업' 부채가 98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영 LH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하면서 LH에서 가장 시급한 개혁 과제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취임 후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제시하며 경영혁신을 위해 직접 뛰어 다녔다. 특히 각 지역본부별 담당자와 일대 일 미팅을 통해 미분양 주택·토지 등 판매목표 수립을 통한 판매활동에 총력을 다했다.

그 결과 이 사장 취임 3개월 포함, 약 1년 동안 3조6000억원의 부채를 줄일 수 있었다. 이밖에도 미분양 물량 해소와 및 3525억원 규모의 분당 오리사옥 매각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재영 사장은 ‘경고’를 받았고, 직원들은 성과급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이날 LH 등 22개 중정관리기관을 포함한 38개 기관이 성과급을 퇴직금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시정을 요구한 것.

한편, 이재영 사장은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 수립 요구에 맞서 LH가 보유하고 있는 약 30조원 규모의 사업지 중 매각할 수 있는 곳을 정리해 부채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디어펜=권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