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집중 투자 방안 발표…집값 상승 열기 서울 전반 확대
-박 시장 발언에 집값 급등…"시장 불안정 야기해선 안 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에 이어 강북 우선 투자 의지를 드러내면서 서울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각종 규제를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하려는 정부와 엇박자 행정으로 시장 혼란만 부추긴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인근 지역에서 집중되던 집값 상승 열풍이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보유세 인상,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잇따른 정부 규제에 얼어붙었던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난달 박 시장의 ‘용산·여의도’ 통합 개발 계획 발표 이후 반전을 꾀했다. 이 일대의 집값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이번 강북 집중 투자를 통한 양극화 해소 방안 발표는 집값 상승 열기가 서울 전반으로 퍼지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114 통계 자료에 의하면, 8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15%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25개구가 모두 오른 가운데 서대문과 양천 등 비강남권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남권에 밀집한 재건축은 0.11%의 변동률로 5주 연속 상승했지만 전주(0.18%) 대비로는 다소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서대문(0.28%), 양천(0.27%), 도봉(0.27%), 구로(0.25%), 강서(0.24%), 은평(0.24%), 마포(0.22%), 관악(0.21%), 성북(0.20%)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지난 주말 박 시장의 강북 우선 투자 계획이 나온 이후 하루 이틀새 이들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가 않다. 면목선·우이신설 연장선·목동선·난곡선 등 4개 도시철도(경전철) 사업지 중심으로는 호가가 오르는 데다 이마저도 집주인들이 물건을 거둬들여 살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면목동의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면목선 ‘늘푸른공원 정거장’(예정)과 가까운 면목두산 1~3단지는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1~6단지 전체가 1105가구에 달하지만 현재 나온 물건은 7건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올 1월 3억 77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이보다 1억 2000만원 가량 오른 4억 9000만원에 달한다”며 “서울 내에서는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데다 향후 개발 호재 등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집값 상승 이유를 설명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 발표에 이어 강북 우선 투자 의지를 드러내면서 서울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서 바라본 중구,동대문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박 시장의 경솔한 발언이 투심만 자극해 집값의 이상 급등 현상만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박 시장이 이번에 내놓은 정책 가운데 경전철의 경우 무리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며 “경전철이 흑자를 낸 사례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만일 계획대로 추진해 개통이 되더라도 적자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이는 결국 서울시민의 세 부담만 늘어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또 “막대한 시의 재정이 투입되는 일인데 강북 한곳에만 쏟아붓는 것을 서울시민 모두가 동의할지 의문”이라며 “다수의 시민들이 동의하는 정당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심 교수는 "박 시장의 말 한마디에 집값이 폭등하는 상황인 만큼 투심을 자극해 집값 이상 현상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며 "서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의 경우개발을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순서대로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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