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의 사회적 약자 보호 빌미 우익 표현의 자유 억압
   
▲ 홍지수 칼럼니스트
좌익이 사회적 약자로 규정한 집단에 대해서는 정당한 비판이나 사실을 적시해도 증오표현으로 간주, 강자로 규정한 집단에 대해서는 맹목적인 증오와 폭력 선동을 무한히 허용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검열관을 자처하고 나섰다.

유튜브, 페이스북, 애플 등이 약속이나 한 듯 거의 동시에 알렉스 존스(Alex Jones)가 운영하는 <인포워즈(infowars)>라는 채널을 영구 퇴출시켰다. 구독자가 200만 명이 넘는 그의 채널은 음모론적인 시각이 강한 내용이 꽤 많았다. 그러나 그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내용에 동의하지 않지만 감시하기 위해서 시청하는 사람도 많았다. 대형 플랫폼들이 이 채널을 퇴출시킴으로써 오히려 음모론에 빠진 사람들로 하여금 알렉스 존스가 진실을 말하기 때문에 대형 플랫폼들이 그의 입을 막으려한다는 확신을 품게 만들었다. 

애초에 이러한 플랫폼들은 컨텐츠를 보여줄 장소를 제공하고 시청자와 사용자들이 볼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체제였다. 그런데 알렉스 존스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함으로써 이제는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컨텐츠를 검열하겠다고 나섰고 자사의 플랫폼에 업로드 되는 컨텐츠에 대해 플랫폼에 책임이 있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들 플랫폼에는 수없이 많은 컨텐츠가 올라오는데 앞으로 일일이 퇴출 여부를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작정인지 모르겠다.

대형 플랫폼들은 영구 퇴출까지는 아니어도 다양한 방법으로 알게 모르게 검열을 하고 있다. <다이아먼드 앤드 실크(Diamond and Silk)>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두 흑인여성 리넷 하더웨이와 로셸 리처드슨은 오바마에게 두 번 다 투표했지만 철저하게 실망한 후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선거유세에서 지지 연설도 한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다. 그런데 이들이 지난 2년 동안 올렸던 동영상의 95퍼센트가 광고수익이 박탈되었다(demonetized). 컨텐츠가 모든 광고주들에게 적합하지는 않다는 게 유튜브 측이 내놓은 변명이다. 이는 광고박탈 대상이 된 유튜버들이 항의할 때마다 유튜브가 내놓는 판에 박힌 변명이다.

   
▲ NYT가 지난 1일 고용한 한국계 미국인 사라 정 기자가 지난 2014년에 올린 백인 비하 발언 트윗. /사진=트위터

최근 페이스북은 <프레이거유(PragerU)>가 올린 컨텐츠가 "모욕적(offensive)"이라며 삭제했다가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프레이거유>의 컨텐츠를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프레이거유>가 올린 동영상은 애니메이션이고 전혀 모욕적이지 않다. 반면 실제로 폭력과 살해를 부추기는 테러조직, 인신 매매단, 마약밀매 조직폭력단 등 온갖 반사회적인 집단들은 페이스북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데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차단되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트위터는 토미 로빈슨(Tommy Robinson)을 영구 퇴출시켰다. 그는 파키스탄 무슬림 이민자 남성들이 영국 백인 소녀들을 상대로 저질러온 아동 집단강간 만행에 대해 확인된 사실을 트윗 했는데도 퇴출당했다. 그러나 하마스나 헤즈볼라 같은 테러집단들과 테러리스트들은 트위터에서 버젓이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폭력을 선동하고 증오를 확산시키고 있지만 퇴출은커녕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참고로 트위터의 2대 주주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다. 그러니 이슬람이나 무슬림에 대한 비판이 허용되겠는가.

최근 <뉴욕타임즈>에 합류한 사라 정(Sarah Jeong)은 "늙은 백인 남자에게 잔인하게 굴면서 얼마나 희열을 느끼는지 모른다," "백인은 유전적으로 햇볕에 빨리 타기 때문에 기어 다니는 마귀처럼 땅 밑에서만 사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 "씨발 멍청한 백인들이 인터넷을 자기주장으로 도배를 한다. 개가 소화전에 오줌으로 영역 표시하듯 말이다."라는 등 과거에 백인을 증오하는 트윗을 날려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해고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바라는 것은 오직 백인 대량학살 뿐이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백인 한명을 칼로 찌르고 싶어졌다," 등등 백인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고 증오를 뿜어내는 이들은 버젓이 트위터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좌익이 사회적 약자로 규정한 집단(유색인종, 성소수자, 여성, 무슬림)을 보호한다며 차별금지법이니 증오발언 금지법이니 하면서 법을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움직임도 거세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런 법은 좌익이 사회적 약자로 규정한 집단이나 그 집단에 속하는 개인에 대해 사실을 언급하거나 정당한 비판을 해도 모조리 차별적 발언이거나 증오발언이라고 매도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 그러나 좌익이 사회적 강자로 규정한 집단(백인, 남성, 개신교도)에 대한 증오나 폭력 선동은 무한정 허용된다.

대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검열 대상이 된 위의 사례들은 모두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채널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이 "우익" 성향의 채널에만 일어난다는 점이다. 위에 언급한 사례들 외에도 많다. 유튜브의 경우, 미국 유튜버들 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유튜버들, 주로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튜버들에게도 점점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때 상위 랭킹에 오를 만큼 시청자 수가 많은데도 순위에 나타나지 않거나, 아무런 이유 없이 계정 자체가 폭파되거나, 내용이 광고주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광고가 박탈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대규모 공공 담론의 장을 제공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노골적이고 본격적으로 검열관을 자처하고 나섰다. 앞으로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게 된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컨텐츠가 사회적으로 용인할 만한지, 어떤 채널을 퇴출시킬지를 결정하겠다는 건가? 이번 결정으로 대형 플랫폼들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대형 소설 미디어들은 응답하라. 너희들은 왜 우익의 표현의 자유만 억압하는가. /홍지수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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