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에 맞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회사들이 다시금 많아지고 있다. 하반기에만 5개 기업이 이전상장을 하게 될 예정이라 작년 대비 2배 이상 이동이 활발해진 모습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거나 청구한 기업(스팩 제외)이 5개를 넘어서고 있다. 상반기에 이전 상장을 마친 4개사까지 합치면 현재까지 총 9개의 기업이 코스닥 입성을 했거나 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작년의 4개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 사진=연합뉴스


일단 이번 주만 해도 네트워크 통합시스템 구축업체 오파스넷이 오는 24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미 오파스넷은 수요예측에서 86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희망공모가 밴드(8500~9700원) 상단을 넘어 1만 10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하는 데 성공했다. 공모 청약에서도 올 들어 가장 높은 14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상태다.

디지털콘텐츠 솔루션 전문업체 디지캡은 오늘부터 내일인 23일까지 이틀간 수요예측을 하고 있다. 이미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전문 의료기기 및 홈케어 제품의 제조·유통업체 지티지웰니스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9월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를 밟는다. 

이밖에 툴젠과 노브메타파마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지노믹트리, 라온테크 등은 연내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은 올해 10개 이상의 업체들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제고된 데에는 정부 역할이 컸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강조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넘어오거나 상장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하는 회사들도 늘어났다.

상반기에 이미 코스닥에 상장된 엔지켐생명과학, 아시아종묘 등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자극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코스닥시장으로 이사한 4개 종목 중 3개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의 ‘대장주’ 툴젠의 이전 상장도 최근 시장의 관심거리다. 이미 세 번째 도전을 하고 있는 툴젠은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툴젠의 성공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툴젠의 사례가 긍정적으로 기록될 경우 다른 제약·바이오주들의 이전상장이 긍정적으로 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 시총 2위 노브메타파마와 지노믹트리도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상태다. 당초 코넥스의 설립 목적 자체가 기존 증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 수립’에도 있었음을 감안하면 더욱 긍정적인 흐름이다.

단, 코넥스 시장에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점은 이른바 ‘밸류에이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툴젠의 주가는 연초 대비 무려 87.8% 올랐으며 노브메타파마 역시 132% 급등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도 주가 급등에 따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으로 인해 수요예측을 다시 실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시 활력이 다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 신규상장은 소중한 흥행의 계기”라고 전제하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주들의 주가 향방에 따라 최근 주춤해진 코스닥 흥행세가 반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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