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사들이 금리 인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 1%대 신용대출이자율 등 공격적인 전략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대면 채널 후발주자인 중소형사들이  국내 증시의 상대적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고객들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우선 KTB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 개설 신규고객과 휴면고객을 대상으로 업계 최저 신용대출 금리인 연 1.99%를 제공한다. 

   
▲ 사진=연합뉴스


오는 9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최초 신용 대출 실행시 3개월간 연 1.99%를 적용한다. 주식거래 수수료는 평생 무료이며 선물 옵션매매 수수료는 6개월 무료 혜택이 제공된다.  

KTB투자증권이 업계 최저 수준인 1.99%의 신용대출 금리 이벤트를 선보인 것은 지난 7월부터다. 비대면 채널 후발주자다 보니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여력이 있었다는 게 KTB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년간 주식거래 수수료 면제, 연 2.99%의 신용·담보대출 이자율 등을 업계에서 먼저 선보였다. 이벤트 기간 내 비대면 고객 증가 효과를 확인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벤트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측에 따르면 이벤트 기간인 3개월간 비대면 주식 계좌는 종전 대비 22% 증가했다. 신용공여 잔고도 1조 676억원에서 1조 1855억원으로 11% 늘었다.

또 다른 중소형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내달 20일까지 주식거래수수료 100년 무료, 신용대출이자율은 연 4.9%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연 이자율은 타사보다 높은 편이지만 사용일수 상관없이 업계에서 가장 긴 3년간 금리를 적용하는 점이 특징이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이벤트를 통한 효과를 이미 확인한 상태다. 작년 7월 비대면 고객 우대 이벤트를 시작한 이래 약 1년 만에 1만 7000명이 넘는 신규고객이 유치된 것이다. 신용공여 잔고도 비대면 이벤트 실시 이전 약 1억원에서 올 7월말 기준 1700억원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위탁자산도 약 10억원에서 3300억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이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신용·대출 사용일수에 관계없이 계좌개설일로부터 3년 동안 제공되는 연 4.9% 단일이율과 90일간 이자지원 이벤트가 더해졌다”면서 “회사규모에 대비해 1453%에 달하는 비대면 계좌 수 증가폭은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로 볼수 있다“고 자평했다.

이와 같이 중소형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데에는 최근 들어 가시화된 국내 증시의 상대적 침체가 한몫을 했다. 지난 1분기 증시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는 국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내 상당수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적에서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후 증시 침체가 시작되면서 증권사들의 하반기 전망은 다소 어두워진 상태다. 이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제적으로 펼치면서 대응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발행어음 등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난관을 극복하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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