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더불어민주당은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당대표로 이해찬 후보를 선출했다. 신임 이 대표는 앞서 진행된 송영길·김진표 후보와의 선거 레이스에서 '대세론'을 굳혀왔던 만큼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각 후보들은 이날 마지막 순간까지 이 대표를 견제했다. 정견발표에서 송 후보는 "당이 노쇠해져가고 있다"며 이 대표의 '올드보이' 이미지를 지적했고, 김 후보도 이 대표를 겨냥 "'나만 옳다 나만 따르라' 식의 오만과 불통의 리더십은 국민께 욕먹고 대통령께 부담만 드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실제 당심(黨心)은 이 대표를 향했다. 전당대회 전 치러진 권리당원 ARS투표(40%)와 국민(10%)·일반당원(5%) 여론조사를 비롯해 1만명 규모의 대의원 선거인단의 투표(45%) 결과 과반에 가까운 표심(41.88%)은 이 대표를 선택했다.

일각에서는 '친문' 인사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 후보가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결국 대의원(40.67%)들의 마음을 얻은 이 대표의 대세론이 입증된 것.

이 대표가 민주당의 당권을 쥐게 되면서 향후 흘러갈 정국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 대표는 줄곧 당의 단합을 통한 '강한 민주당'을 주장해왔다. 야당과의 소통을 언급하면서도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국가주의' 비판에는 날을 세웠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선출이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편과 민생입법 처리 등 여야가 합의를 이뤄내야 할 안건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야당과의 협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의 선출과 함께 당·청관계도 변화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선후배 관계인 이 대표가 수평적인 당·청관계를 만드는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회의론이다. 송 후보는 지난 21일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에 있는 비서관들이 이 후보와 쉽게 소통하겠느냐"고 했다.

반면 전임 '추미애 지도부'가 청와대와의 관계를 원활히 가져가는 데 집중했다면 신임 '이해찬 지도부'는 청와대를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한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이래 민주당에게는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존재했기 때문.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대통령을 도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포용적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면서도 "당·정·청 협의를 더 긴밀하게 추진하고, 정부에는 있는 그대로의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로 25일 선출된 이해찬 후보./사진=이해찬 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