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새 회계기준 앞서 '직접 구매'
FSC 부채율 증가·세금부담 '이중고'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새 회계기준 도입과 조세 정책 변화 등으로 항공업계의 기재 운용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내년부터 세금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대형항공사들은 항공기 도입 전략에 차질이 생긴 반면 저비용항공사들은 항공기 구매 비중을 올려 부채비율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해진다.

26일 항공업계는 내년부터 항공기 리스(LEASE)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재 도입 전략을 수립 중이다. 내년 새 회계기준 적용으로 운용리스가 별도 부채로 계상되면서 구매 비중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확률이 높아졌다. 항공사들이 재무구조가 튼튼하지 않고 경기가 어려울 때는 주로 항공기 리스 방식을 선호한다. 

   
▲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항공기 중 운용리스 비중은 60% 이상으로 직접 구매비중(대한항공은 33대, 아시아나는 11대)보다 현저히 높다. 저비용항공사는 최근 직접 구매기를 도입한 제주항공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항공사가 금융리스나 운용리스에 의존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직접 구매 비중을 늘리면 부채 상승폭은 둔화되겠지만 대당 수천억원이 넘는 항공기를 구입하는 것도 큰 실익은 없는 상황“이라며 ”확실한 것은 리스 비중이 지금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업체별 기재 운용 전략은 상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형항공사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부채 확대를 최소화하면서 기재 도입에 따른 취득세 부과로 기단 확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가격이 4억달러(4132억원) 안팎인 에어버스의 A380을 들여온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까지는 취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지만 내년부터는 90억원가량 세금을 물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에 따른 추가 세 부담은 연간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8월 기준 양사가 운영중인 기령 15년 이상 항공기 수는 모두 60대 이상으로 이 중 대부분은 매각을 앞두고 있다. 이 경우 항공기를 사고파는 과정에서도 구매시 부과되는 취득세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다. 대형항공사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상황에서 생각하지도 않은 세금 이슈가 발생해 당혹스럽다”며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로 항공기를 늘려야 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대형항공사로서는 내년 리스 비중을 완화하지 못하면 1000% 이상의 부채고를 감당해야 하고, 그렇다고 구매 비중을 늘리자니 세금 부담이 늘며 사실상 ‘이중고’에 처할 위기다. 이에 따라 향후 국적항공사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고 있다. 매년 차세대 고효율 기종 등장으로 항공사들이 앞다퉈 기재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실적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

반면 정부 세제혜택이 유지되는 저비용항공사는 충분한 담세능력을 갖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리스 계약으로 항공기를 들여오는 저가항공사는 이번 취득세 인상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또 리스 비율을 줄이고 구매항공기를 늘려도 이것이 부채율로 계상되지 않아 경영과 투자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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