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마련…24일 입법 예고
전속고발제 폐지·내부 거래 규제 강화 등 담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1980년에 제정된 공정거래법이 38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변화하는 경제 환경과 공정경제·혁신성장 등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24일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개편안이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논의결과를 토대로 학계와 국회, 경제계 토론회 등에서 나온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10월 4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 관계부처, 이해관계자 등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은 먼저 ‘경성담합’에 대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했다. 그동안은 담합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 수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중요 담합 사건에 대해 곧바로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또 불공정거래 행위의 피해자가 공정위 신고나 처분을 거치지 않고 법원에 곧바로 행위중지를 청구할 수 있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를 도입했다.

법위반 판단에 있어 경쟁제한성 분석이 필요해 법체계상 형벌이 맞지 않는 기업결합과 일부 불공정거래행위 등에 대해선 형벌 조항을 삭제했다. 하지만 행정제재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위반행위의 유형별 과징금 상한은 일률적으로 2배 상향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로고./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대기업집단 규제와 관련해선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상장회사에 한해 특수 관계인 합산 15%까지 예외적으로 허용했고, 규제준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년의 유예기간을 준 뒤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보험사의 추가적인 의결권 제한(금융보험사 단독 5% 규제)은 규제 실익이 크지 않다며 현행 기준을 유지했다. 다만 적대적 M&A 방어와 무관한 계열사 간 합병은 예외적 의결권 행사사유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새로 설립되는 지주회사(기존 지주회사가 새로 편입하는 자회사·손자회사 포함)에 한해 상향했다. 상장회사의 경우 현행 20%에서 30%로, 비상장회사는 현행 40%에서 50%로 지분율이 늘어난다.

규제회피 등에 대한 지적이 큰 사익편취 규제는 규제대상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상장회사·비상장회사 구분 없이 20%로 일원화하고, 이들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

개정안은 또 대기업의 벤처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벤처지주회사의 설립요건과 행위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보교환을 매개로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담합을 효과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정보교환 행위를 법률상 담합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이밖에도 공정거래조정원의 연구기능을 강화하고, 심의기구인 위원회의 충실한 심의를 위해 비상임위원 4인을 모두 상임위원화(1급)하되, 독립성 제고 차원에서 대한변협과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직능단체의 추천을 받는 제도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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