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경기가 회복되면서 금리도 서서히 오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초단기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시중 자금이 부동화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일 펀드 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국내 채권형 헌드에는 604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1개월로 따져봐도 382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으며 연초 이후로 따져봐도  6140억원이 들어왔다. 이 기간 주식형 펀드에는 각각 4조7348억원, 3조8518억원이 유출된 것과 비교하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올 초만 해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채권금리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특히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테이퍼링에 나서면서 국내 채권시장으로의 글로벌 유동성 유입도 멈출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등으로 국내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제 역시 예상과 달리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채권금리는 내림세를 탔다. 특히 외국인이 올들어 이달 2일까지 상장채권을 11조677억원 순매수하는 등 국내 채권을 적극 사들이면서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그러나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다. 3개월 수익률은 1.09%며 연초 이후에는 2.11%다. 1개월 수익률은 0.45% 정도다. 이 정도면 은행 예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 전문가들은 채권형 펀드의 이상 인기에 대해 금리가 예상외로 하락했다는 점을 꼽는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끌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뉴시스

그런데도 채권형 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그만큼 투자할 곳이 없다는 방증이다. 은행 예금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에 이를 만큼 낮아지자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금리를 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초단기 상품에 돈이 더 몰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일반채권 중 초단기 상품에는 3개월 동안 6588억원, 6개월 6960억원, 연초이후 8076억원이 몰렸다. 일반 채권형 펀드보다 모두 설정액이 높다.

전문가들은 채권형 펀드의 이상 인기에 대해 금리가 예상외로 하락했다는 점을 꼽는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채권형 펀드가 인기를 끌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당장 4분기라도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원금이 회복되면서 빠져나오는 자금이 많았던 반면 채권형 펀드는 법인 자금이 유입됐다"며 "그러나 초단기 상품에 투자하는 자금이 많은 만큼 거의 현금화 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