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사·탄소배출권 가격 및 연료 수입 부담 완화 등에 도움
메탄·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 등 포함…인체·환경에 유해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국내 철강·석유화학·정유업계가 부생가스 활용을 통해 원가절감과 환경보호 등 두 마리 토끼 잡기를 노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부생가스는 제품 생산 공정에서 요구되는 화학 원료 이외의 부산물로 발생하는 것으로, 도시가스·합성용 원료 가스·보일러의 열원·동력원·제철 공장 부대 설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메탄·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독성물질 등이 포함돼 사람이 이를 흡입할 경우 의식불명과 질식을 비롯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배출될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부생가스의 활용이 비용 절감을 비롯한 수익성 개선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에도 기여, 사익과 공익 모두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납사 가격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설비 관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 (왼쪽부터)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7월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석유화학사업(HPC) 투자합의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케미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울산 온산공장 인근 부지 40만㎡을 매입한 에쓰오일은 연간 150만톤 규모의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등 석화 2단계 사업을 위한 설비 건설 관련 타당성 검토를 수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중 스팀크래커에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납사 투입 비중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에 연간 에틸렌과 폴리올레핀을 각각 70만톤·50만톤을 생산 가능한 올레핀 생산시설(MFC)를 짓고 있기 위해 2조원을 투자했다. MFC는 부생가스 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등 정유 공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유분을 투입할 수 있어 납사크래커(NCC) 보다 원가 부담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2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대산공장 내 50만㎡ 규모의 부지에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생산시설인 HPC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HPC는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이 주 원료지만, 부생가스와 LPG 등을 포함해 전체의 60% 이상을 납사 이외의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는 고로가스(BFG)·코코스로가스(COG)·전로가스(LDG) 등 부생가스를 수집해 부생가스 복합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570억달러에 달하는 연료 수입 대체 효과 및 18만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한국중부발전과 현대그린파워를 설립, 당진제철소에 부생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연간 350만톤의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16일 대산그린에너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착공식에서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류두형 한화에너지 대표(왼쪽에서 네 번째)·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왼쪽에서 일곱 번째)·김희철 한화토탈 대표(왼쪽에서 여덟 번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에너지


울산 석유화학공단은 경북 포항 철강공단의 제철공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활용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산업고도화센터에 용역을 맡겼으며, 센터는 지난해 3월부터 부생가스 수요조사·배관망 설계·경제성 분석을 비롯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수소는 고급휘발유 촉매 및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원으로 활용 가능하며, 일산화탄소는 초산과 폴리우레탄을 제조하는 원료로 쓰일 수 있어 대부분의 부생가스를 단순 연료로 활용하는 철강공단과는 다르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한화에너지는 두산·한국동서발전 등과 함께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 내 출력 50MW 규모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한화토탈 사업용지 내 건설되는 이 발전소가 완공될 경우 충남지역 17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전기(약 연간 40만MWh)를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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