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여파로 실적 급감…해외 프로젝트 수주 요망
국내 트렉레코트 구축 필요…전기사업법 개정안 발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이를 만회하려고 하고 있지만, 국내 민간·중소사업자의 반발로 국내 트렉레코드 구축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27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손금주 무소속 의원이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도 관련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송배전망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은 그간 발전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참여가 금지됐으나, 정부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달성을 위해서는 한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민간사업자들의 반발을 감안해 사업자간 충돌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규모 제한과 한전 측의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 제한을 통한 가격 급등락 방지, 망 중립성 왜곡 방지 강화를 비롯한 제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중소사업자들은 이에 대해서도 전력시장 교란 등을 우려하고 있으나, 이 경우 한전이 실제로 참여 가능한 사업은 대형 해상풍력 정도로 제한돼 해외 수주에 내세울 포트폴리오 작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24일(현지시각) 괌 공공요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왼쪽에서 네 번째부터)존 베나벤테 괌 전력청장·하봉수 한전 해외사업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괌 태양광 프로젝트 장기 전력판매계약 체결을 위한 서명식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전력공사


이같은 상황 가운데 한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송배전 계통 건설 및 운영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한전은 LG CNS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지난 24일(현지시각) 괌 공공요금위원회 회의실에서 괌 전력청과 60MW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괌 북동부 망길라오 지역 내 태양광 발전설비 60MW와 출력안정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32MWh를 건설·소유·운영하면서 거둔 전력판매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BOO 방식의 프로젝트로, 한전은 25년간 장기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해 총 45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전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부지매입과 사업승인 획득 등의 절차를 완료했다. 또한 향후 2억달러 규모의 사업비 대부분을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을 조달, 연내 착공에 들어간 후 오는 2021년 4월 준공해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러한 융·복합 프로젝트가 지난해 자사가 상업운전을 개시한 일본 훗카이도 내 치토세 태양광 발전소(태양광 28MW·ESS 13MWh)에 이어 두 번째로, 한전은 전력계통운영 강점을 활용해 전력판매계약과 ESS 수출을 결합하는 방식을 새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한전 직원이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배전설비 신설·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전력공사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지난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달 도미니카 전력청과 3780만달러 규모의 '3차 배전 EPC사업' 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4000만달러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이번 사업은 도미니카 남·동부 지역에서 전주 8969기·전선 3042km·변압기 1570대·전력량계 6만8890대 등의 배전설비 신설 및 교체하는 것으로, 한전은 이같은 성과 및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배전 EPC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또한 지난달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 진행한 수출촉진회를 통해 2732만달러의 수출 상담실적을 거뒀으며, 인도송전망공사(PGCIL)와는 '에너지신사업 기술협력 이해당사자간 협력각서(MOC)'를  체결하면서 인도 전력망 건설 및 스마트그리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태양광 발전 225GW 확보·스마트시티 100개 건설·ESS 및 스마트그리드 등 인프라 확대 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은 이밖에도 중국과 요르단 풍력사업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일본 등에서도 ESS 접목 태양광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으며, 서아프리카 ESS 시장 진출을 위해 서아프리카 전력공동체 12개국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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