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87)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이 27일 열린 가운데, 광주지방법원 재판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불출석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이날 기일을 재지정하고 출석을 요청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거짓이라고 지적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올해 5월 불구속 기소됐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이날 오후2시30분 첫 공판기일(재판)을 열고 전 전 대통령 대신 출석한 정주교 변호사에게 다음 공판기일을 10월1일로 정하고 다음 기일까지 출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하려고 했으나 알츠하이머 증세로 출석이 어렵다"며 "이를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정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주장과 없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며 "이에 대해 입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날 전 전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피고인 당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및 공소 사실 확인 등 정식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 출석은 의무사항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재판에 불출석할 경우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로 구인할 수 있다.

   
▲ 광주지방법원 재판부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불출석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27일 오후 기일을 재지정하고 출석을 요청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