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사업 의존도를 점점 높여가고 있지만 3호 인가 증권사는 후보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KB증권은 직원의 횡령 사태에 휘말리면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기존 인가 증권사인 한투와 NH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기금융업을 영위하는 제3호 국내 증권사는 올해 안에 탄생할 수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 세 번째 허가가 가장 유력했던 KB증권이 최근 직원의 횡령 사태를 맞으면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 사진=연합뉴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은 지난 17일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자진 철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부거래 의혹으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어 허가가 나오기 힘든 상황에 있다. 결국 당분간은 한투와 NH의 2파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발행어음 사업자 1호와 2호 인가를 받은 한투와 NH는 ‘퍼스트 러너’ 효과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최근 들어 보험사와 기업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는 추세라 발행어음을 주관하고 직접 투자하는 등 수익성이 좋은 상태다.

양사는 최근 현대해상이 발행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주관사를 맡게 됐다. 지난 17일에는 현대해상이 발행한 3400억원 규모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한투가 300억원, NH가 1000억원어치를 직접 매입해 시장의 시선을 모았다. 직접 창구에서 만나 고객들을 만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여전히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두 회사가 속도를 내는 모습을 나머지 회사들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은 최소 3년간 발행어음 인가가 불가능한 상태다. 최근 발생한 ‘유령주식 배당사고’ 사태 때문이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2016년 5월 합병 전 현대증권이 받은 제재로 인한 신사업 인가 금지기간(2년)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차례 인가 신청을 철회했었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대로 7월 내에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접수할 계획이었으나, 때맞춰 직원 횡령 건이 터지면서 모든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KB증권에 대해 어떤 제재가 내려질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처벌 수위에 따라 신규사업 인가가 금지된다면 삼성증권과 똑같은 신세가 된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공정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인가를 받을 수 없어 같은 신세다. 만약 ‘내부거래’ 판정을 받을 경우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을 수 없다.

현재의 상황은 업계에서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투자은행 기획 당시 구상했던 청사진들이 좀처럼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하반기에 들어서면 인가를 받은 회사와 받지 못한 회사 간의 격차가 더욱 심하게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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