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민아(27·고베 아이낙)가 그라운드에 뜨거운 눈물을 뿌렸다. 기쁨의 눈물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또 다시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8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에서 한국은 숙적 일본에 1-2로 패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 연속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에는 반드시 결승까지 가 보자며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잘 싸워왔으나 일본의 벽에 막혀 3-4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일본전 패배로 경기가 종료되자 두 명의 선수가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민아와 임선주였다.

   
▲ 일본전 1-2 패배 후 이민아가 임선주를 껴안고 함께 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민아는 이 경기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멋진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민아의 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역전을 위해 맹공을 퍼부었으나 마지막 마무리가 안됐고, 종료 5분을 남기고 임선주가 통한의 '헤딩 자책골'로 일본에 승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임선주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그라운드에 무릎꿇고 쓰러져 통곡을 했다. 동료 선수들은 이런 임선주를 일으켜 세우고 위로를 해줬다. 그 중에서도 이민아가 임선주를 끌어안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일본을 이기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결승에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으니, 패배를 부른 자책골을 넣은 임선주는 얼마나 큰 죄책감에 빠졌겠는가. 또 동점골을 넣으며 분전했던 이민아는 얼마나 상심이 컸겠는가.

하지만 대표선수들은 누구를 탓하지도 않고 서로 감싸고 격려했다. 아직 동메달 결정전이 남았고, 아시안게임이 끝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한국 여자축구가 예전에 비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는 데는 이민아의 역할이 크다.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악착같이 몸싸움을 벌이고, 기회가 오면 슛을 때리고 골을 넣는 이민아는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외모로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 사진=이민아 인스타그램


이민아가 일본에 지고, 결승 진출에 실패해 흘린 눈물이 축구팬들의 가슴도 적셨다. 한국 여자축구는 이번에 흘린 눈물을 자양분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

이민아는 일본전 패배를 몹시 아쉬워하면서도 "선수들끼리 경기가 남아 있으니 3-4위전은 준비를 잘해서 꼭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31일 오후 5시 대만과 동메달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대만을 2-1로 꺾은 바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