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전원 프로로 구성됐으며 각 팀에서 내로라하는 핵심선수들을 선발했다. 정규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 집중하도록 배려했다. 오지환 박해민의 대표 발탁을 두고 논란과 비판이 거셌지만 이는 선동열 감독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 사진=KBO 공식 SNS


그런데 한국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수모를 당하면서 고행길로 들어섰다.

첫 경기 대만전 패배는 충격을 넘어 재앙 수준이었다. 대만은 WBC나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런 팀이 아니었다. 24명 가운데 프로팀 소속은 7명뿐이고 실업팀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해 나왔다. 한국은 실업팀 투수 3명이 이어던진 대만을 상대로 김재환의 솔로포 외에는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1-2로 졌다.

다음 예선 두 경기는 사실 무의미했다. 인도네시아, 홍콩은 한국의 상대가 될 수 없는 팀들이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15-0,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홍콩에는 21-3 대승을 거뒀다.

그런데 이 두 경기조차 한국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인도네시아전에서도, 홍콩전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잘한다기보다 상대가 워낙 못해서(투수들의 무더기 볼넷과 수비 실책 등) 큰 점수 차가 났다. 각 팀 4번타자로만 구성된 중심타선이 찬스 때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모습도 잘 볼 수 없었다. 최고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이정후와 황재균의 개인 기량만 돋보였다.

더군다나 홍콩전에서는 콜드게임도 만들지 못했다. 앞서가기는 했지만 중반까지 공격이 원활하지 않아 9회까지 경기를 치러야 했다. 18점 차로 이겼지만 타선이 뒤늦게 터져 8회 3점, 9회 10점을 뽑아냈다. 

   
▲ 사진=KBO 공식 SNS


한국에 콜드게임을 안 당해 9회까지 경기하는게 어색했는지 9회 등판한 홍콩 투수 유엔춘팡은 배팅볼같은 공을 던져 한국은 홈런을 4방이나 쏘아올렸다. 한 이닝 4홈런을 치고도 왠지 개운치 않은 느낌이었다. 이날 선발 등판했던 임찬규는 홍콩 4번타자에게 홈런을 맞는 등 4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2실점이나 했다.

야구팬들이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예선리그 3경기를 마친 한국이다. 대만에 졌기 때문에 남은 3경기서 전승을 해야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

한국은 30, 31일 슈퍼라운드로 일본, 중국과 만난다. 일본전에 사실상 한국의 결승전 진출 여부가 달려 있다. 일본에 지는 순간 한국의 금메달 획득과 대회 3연패는 물건너 간다.

한국대표팀이 기력을 회복해 금메달 소식을 전하려면 일본을 화끈하게 이기는 것이 최고 특효약이다.

일본 역시 선수 구성 면에서는 한국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물론 일본 사회인 야구 수준이 프로 못지않다는 것을 그동안 국제대회를 통해 확인했고, 예선리그서 일본이 보여준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은 3경기 모두 큰 점수 차 콜드게임(파키스탄 15-0, 중국 17-2, 태국 24-0)을 거뒀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프로 정예 멤버가 출전한 한국이 일본에 진다면 변명의 여지 없는 '수모의 끝판왕'이 될 것이다. 당연히 한국은 대만전처럼 해서는 안된다. 

다만 김현수, 손아섭 두 좌타 라인의 핵심 선수가 타격감을 못찾고 있는 것이 걱정이다. 차우찬이 극도의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빠져 일본전에 좌완 선발을 내지 못하는 것도(양현종은 26일 대만전 선발이었다) 우려되는 부분이다.

걱정을 한가득 안고 나서는 일본전이지만 한국은 부담감을 빼고 자신감을 채우면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선동열 감독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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