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다. 결승에 올라 금메달을 바라보게 된 것 못지않게 큰 수확이 있었다. 갈증이 심했던 '골 넣는 스트라이커'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재발견과 '한국 축구의 미래'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성장 확인이다.

한국은 29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베트남에 3-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제 금메달까지 결승전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이날 한국은 베트남과는 차원이 다른 경기 내용을 보였다. 그 중심에는 황의조와 이승우가 있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승우는 한국의 선제골과 세번째 골을 넣으며 펄펄 날았다. 전반 시작 6분 만에 황의조가 베트남 수비수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볼이 옆으로 빠져나왔다. 이승우가 이 볼을 따내 지체없이 슛을 날려 베트남 골문을 열었다. 

이승우는 후반 9분에는 중앙선 부근부터 질풍같은 드리블을 한 뒤 문전에 있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해줬다. 황희찬과 베트남 수비가 엉키면서 볼이 옆으로 튀자 어느새 달려들어간 이승우가 그대로 슛해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우는 앞선 이란과 16강전에서 2-0으로 이길 때 묘기같은 쐐기골을 터뜨린 바 있다. 이번 대회 3골이나 넣었다.

황의조는 이날 베트남전에서도 '득점 기계'다운 면모를 또 한 번 과시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28분 손흥민의 전진패스를 베트남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며 받아 완벽한 1대1 찬스를 잡은 후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6경기를 치르면서 9골을 넣었다. 바레인과 조 예선,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는 두 차례나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의조의 폭발적인 득점 감각은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황의조는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축구의 최고 스타로 떠올랐다. 김학범 감독이 와일드카드로 황의조를 선발했을 당시 '인맥 선발'이라며 딴지를 걸었던 사람들은 잠잠해졌고, 그의 시원한 골퍼레이드에 중독된 축구팬들이 갈수록 늘어났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골잡이를 찾지 못해 고민이 컸다. 황의조가 이번 대회처럼만 해준다면 A대표팀 주공격수로 나서 골을 넣는 모습도 조만간 보게 될 전망이다. 

이승우는 러시아 월드컵 대표로도 뽑혀 러시아를 다녀왔지만 월드컵에서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보여준 것이 많지 않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초반에는 교체 멤버로 나섰으나 기량 급성장이 눈에 띄어 갈수록 중용되고 있다. 결승행 길목인 베트남과 준결승에서도 선발 멤버로 나서 한국이 뽑아낸 3골 가운데 2골을 책임지며 '막내의 대활약'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승우는 아직 20살밖에 안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승우의 활약은 한국 축구의 미래에 밝은 빛을 비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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