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베트남 축구가 아시안게임 첫 메달 도전에 나섰으나 아쉽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대회를 뜨겁게 달궜던 '박항서 매직'은 사상 첫 4강에 만족해야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4위전에서 UAE(아랍에미리트연합)와 전후반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분패했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긴 UAE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베트남 축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기록을 잇따라 세웠다. 8강에 오른 것부터가 사상 처음이었고, 4강에 오른 것도 물론 최초였다. 박항서 감독은 새역사 창조의 대미를 아시안게임 첫 동메달로 장식하려 했으나 우세한 경기에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 8강전에서 연승 퍼레이드를 벌였던 베트남은 준결승에서 한국의 높은 벽에 막혀 1-3으로 패퇴했다.

마지막 무대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 베트남은 비장한 각오로 UAE를 상대했지만 초반 수비 전열이 흐트러지며 먼저 골을 내줬다. 전반 16분 하프라인 부근서 베트남의 패스 실수가 나오며 볼을 UAE에 빼앗겼다. 패스를 넘겨받은 아흐메드 알 하시미가 페널티 아크 부근까지 드리블 돌파한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낮게 깔려간 공이 베트남 골문 왼쪽 모서리 쪽으로 꽂히며 UAE가 1-0 리드를 잡았다. 

실점하자 베트남은 공세를 강화했고, 불과 10분 후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응우엔 반토안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제친 후 가운데로 내준 볼이 응우엔 안덕의 발에 맞고 좌측 골문 앞으로 흘렀다. 이 볼을 달려든 응우엔 반꾸엣이 가볍게 밀어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이 터진 후 베트남은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았고, 틈만 나면 슈팅을 때렸으나 마지막 마무리가 되지 않아 전반은 1-1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끝났다.

후반에는 양팀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베트남에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동메달에 필요한 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스피드 있게 밀어붙이며 UAE 진영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골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결국 두 팀의 운명은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베트남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첫번째 키커는 양 팀 모두 성공했다. 베트남의 두번째 키커가 찬 공이 골문을 살짝 비켜난 반면 UAE는 골을 성공시켜 1-2가 되면서 분위가 기울었다. 3, 4번 키커가 모두 골을 넣었다. 베트남으로서는 5번째 키커가 무조건 성공시키고 골키퍼의 선방이나 상대 실책을 바라야 하는 상황. 그러나 5번째 키커의 슛이 UAE 골키퍼의 손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며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UAE의 동메달이 확정되면서 베트남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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