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주장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당이 제시할 성장모델은 소위 '돈 길'을 어떻게 산업분야로 터 주느냐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지금 시중에 부동자금이 너무 많다"며 "부동자금을 산업으로 흘러가게 하는 동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투자처 없이 부유하는 1000조원 이상의 부동자금이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동력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당이 내놓을 성장모델도 김 위원장의 의중과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선동 여의도연구원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새 성장모델은) 부동화 된 시중 자금의 흐름을 컨트롤함으로써 미래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소득이 늘어나서 성장하는 게 아닌 성장의 대가로 소득이 늘어난다는 게 한국당이 보는 성장론"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비대위 체제 아래에 꾸려진 소위원회를 비롯해 여의도연구원, 당 정책위원회 등을 가동하고 있다. 당 밖에 있는 학계와 산업계 등 현장의 목소리도 청취할 계획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앞선 현장방문의 목적도 소득주도성장 대안 마련에 중점을 뒀다"며 "9월 정기국회 기간에도 비대위 차원에서 현장을 찾아 말씀을 들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새로운 성장모델을 완성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당내외 시각이 많다. 줄곧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을 지적해 온 만큼 '반대를 위한 반대' '정치적 발목잡기'라는 이미지를 탈피할 실질적 대안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

새로운 성장모델에 빈틈이 있을 경우 여권으로부터 되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한국당에서는 성장모델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책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려면 타이밍이 좋아야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날수록 한국당의 대안이 지지를 받을 확률은 높아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