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BO리그가 재개됐다. 아시안게임 때문에 중단했던 프로야구가 다시 열렸고, 아시안게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리스트가 돼 돌아온 선수들은 모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4일 열린 경기에서 대표선수 24명 가운데 16명이나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경기 출전을 했다. 투수들 가운데 양현종(KIA) 이용찬(두산) 최원태(넥센) 등 선발 요원들은 등판 순번이 뒤로 밀려 이날 나서지 않았지만, 13명의 대표팀 야수들 가운데는 장염 후유증으로 일찍 귀가한 두산 포수 양의지만 빼고 모두 경기에 투입됐다.

'논란의 금메달'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대표선수들은 대표선수다웠다. 3일 오전 귀국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한 상태였지만 소속팀 주축 선수로서 대부분 제 몫을 해냈다.

   
▲ 사진=넥센 히어로즈


금메달 획득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넥센 이정후와 김하성의 타격감은 여전히 좋았다. 이정후는 이날 인천 SK전에서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1타점 1득점을 올려 톱타자 역할에 충실했다. 타율을 3할8푼2리로 끌어올려 수위타자 자리도 더욱 굳혔다. 김하성도 쐐기포가 된 솔로홈런 포함 2안타 1타점 2득점 활약을 했다. 4번타자 박병호가 무안타 침묵하긴 했지만 넥센이 7-3으로 이겨 묻혀갈 수 있었다.

대표팀 백업 포수였던 SK 이재원은 홈런을 한 방 때리긴 했으나 팀 패배로 빛은 덜 났다.

KIA 안치홍은 잠실 두산전에서 휴식 차원의 배려로 선발에서는 빠졌으나 결정적일 때 대타로 나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1-3으로 끌려가던 KIA는 8회초 무려 9점이나 뽑아내며 10-5로 역전승했는데, 찬스에서 대타 카드로 나선 안치홍이 1타점 동점 2루타를 날린 것이 팀 타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두산은 양의지가 휴식한 가운데 김재환이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기본적인 역할을 해냈다. 반면 금메달리스트 불펜 투수들의 체면이 깎였다. 8회 등판한 박치국은 한 타자만 상대해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물러나 역전패의 시발점이 되는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가 안치홍에게 동점타, 최형우에게 역전타를 맞고 역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박치국, 함덕주의 구원 실패와는 달리 삼성 최충연과 한화 정우람은 나란히 팀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올려 대표팀 투수의 체면을 지켰다. 

최충연은 창원 NC전에서 삼성이 9회초 4점을 뽑아 5-3으로 역전을 하자 9회말 등판해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무시무기한 구위로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정우람은 대전 롯데전에서 6-4 리드를 지키기 위해 9회초 등판, 볼넷과 사구를 하나씩 내주고 1사 1, 2루 위기에 몰리긴 했으나 이대호를 병살타로 유도하며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밖에 롯데 손아섭(1안타 1타점), 삼성 박해민(1안타), NC 박민우(1안타 1득점), kt 황재균(1안타 1볼넷) 등 대부분의 금메달리스트 타자들이 안타 하나씩은 쳐냈다. LG 김현수는 선발 출전했다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후 교체돼 아시안게임 때 떨어진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 사진=LG 트윈스


병역 혜택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오지환(LG)의 이날 활약은 가장 주목을 끌 수밖에 없었다. 오지환은 극적인 홈런을 날리며 인상적인 타격을 했지만 웃을 수는 없었다.

수원 kt전에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은 세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치며 심적 부담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LG가 2-3으로 뒤져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가 있던 9회초 2사 후, 4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지환이 kt 마무리투수 김재윤으로부터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팀을 기사회생시킨 극적인 동점홈런을 때려낸 것.

그러나 9회말 LG가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하면서 3-4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오지환의 홈런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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