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국회 과방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 논의
여야 의견차 크고 과방위원장 교체 등 변수
[미디어펜=김영민 기자]9월 정기국회가 본격 시작되면서 보편요금제 도입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이동통신사들이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보편요금제 추진 동력이 많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여야의 의견차가 큰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이 여당 의원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 지난달 과방위원장으로 선임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이통3사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1.3기가바이트(GB)와 음성통화 무제한을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율 25%를 적용하면 2만원대 중반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의 보편요금제보다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보편요금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데다 여당에서도 보편요금제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국회 통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는 보편요금제를 통해 2년 단위로 보편요금제를 설계해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에서도 요금을 규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통업계는 보편요금제 도입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여야의 팽팽한 찬반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지난달 국회 과방위원장으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임되면서 보편요금제 도입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노웅래 의원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통사들이) 특혜를 받고 수천억에서 조단위로 이익을 보면서도 통신의 공적 책임 역할을 못하겠다고 한다면 어불성설"이라면서 "보편요금제로만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이 끝나서는 안 되고, 단말기 자급제, 분리공시 등 대안들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며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여당 의원 중에서도 일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는 하지만 과방위원장으로 여당 의원이 선출되면서 찬성쪽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며, 경쟁 활성화 등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도한 규제로 인해 통신산업 자체가 위축되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5G 상용화를 앞두고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이통사들 입장에서도 요금제까지 정부가 설계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에 투자한 외국인투자자들이 보편요금제 도입에 따른 수익 감소 등을 이유로 투자자국가소송(ISD) 제소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알뜰폰 업체들도 이통사들이 보편요금제와 같이 저가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요금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보편요금제 상응하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한 만큼 국회에서도 보편요금제 도입을 강행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전 세계적으로 통신요금을 정부가 설계하는 나라가 없다는 점에서 국회도 정치가 아닌 업계 현실을 감안한 판단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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