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계, 신성장동력으로 탄소·아라미드섬유 등 슈퍼섬유 선정
재생에너지·전기차 수요 증가…2년 연속 수출 신기록 달성 전망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섬유업계가 슈퍼섬유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슈퍼섬유 수출이 재생에너지·전기차 바람을 타고 증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슈퍼섬유 수출은 1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증가했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 달성이 전망된다.

슈퍼섬유는 일반 섬유 대비 강도·내열성·난연성·내마모성·내화학성 등 각종 특성이 우세한 것으로,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섬유 및 파라아라미드 등이 포함된다.

이 중 탄소·질소·수소·산소 등 유기 고분자로 이뤄진 아라미드섬유는 강철 대비 3배 가량 강도가 특징이지만, 무게는 플라스틱 수준이다. 또한 400˚C 이상의 고온을 견딜 수 있으며, 전기절연성 등이 높아 ▲방화복 ▲우주항공복 ▲특수방한복을 비롯한 특수의료용 소재와 항공기 부품 및 자동차 타이어 등의 소재로 쓰인다.

   
▲ 슈퍼섬유 분류 및 사용처/사진=휴비스

실제로 소방관들이 입는 특수방화복의 경우 외피는 파라아라미드와 메타아라미드가 각각 80%·20%로 구성됐으며, 내피는 100% 메타아라미드로 만들어졌다. 아라미드섬유는 경찰과 군인이 입는 방탄복 뿐만 아니라 방탄 차량 등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영화 '배트맨'에서 주인공 브루스 웨인이 입은 수트에도 메타아라미드가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 세계적인 안전·환경 규제 강화로 고성능 보호복 수요가 늘면서 아라미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람보르기니'를 비롯한 슈퍼카 소재로도 알려진 탄소섬유는 진공상태에서 아크릴섬유에 2000~3000˚C의 열을 가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탄소의 함량이 92% 이상이다.

이 섬유는 무게가 철의 25% 남짓이지만 10배 이상의 강도를 자랑한다. 녹슬지 않고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며, 탄성률도 강철의 7배 가량 높아 항공기 동체·스포츠 및 레저용품·IT기기·우주 산업·건축 보장재 등으로 쓰인다.

특히 풍력발전기 날개 표면에 사용할 수 있어 중국·미국 등 풍력발전 비중이 늘어나는 국가 내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2% 급증했다.

   
▲ 미국 남부 댈러스 내 위치한 풍력발전기/사진=미디어펜


국내에서는 효성첨단소재·코오롱인더스트리·한화첨단소재·도레이첨단소재·휴비스 등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를 자체 개발했으며, 지난 2013년 전북 전주에 연간 2000톤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립한 데 이어 국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은 아라미드섬유와 세라믹 등을 활용해 북한 보병의 주화기로 알려진 'AK-74' 총탄 6발을 막아낼 수 있는 제품과 포탄을 방어할 수 있는 장갑차 부품 등에 쓰이는 섬유를 선보인 바 있다.

1959년 탄소섬유용 아크릴원사 제작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구성한 도레이 역시 2016년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설한 것을 비롯해 경북 지역을 핵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슈퍼섬유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탄소섬유 시장이 오는 2030년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등 슈퍼섬유의 전망이 밝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개발을 통해 '스파이더맨'이 발사하는 줄 같은 '스파이더 실크'를 만들어낼 경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실 한 가닥으로 사람 2~3명을 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