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조석래 명예회장이 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에 대해 효성그룹이 상고 의사를 표명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은 5일 분식회계·탈세·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명예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352억원을 선고했지만,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실시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조현준 회장도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효성은 이날 "IMF 사태 당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상고해 적극적으로 다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월8일 결심공판에서 조 명예회장에 징역 10년과 벌금 3000억원을, 조 회장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5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횡령·배임·위법배당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으며, 조 명예회장이 홍콩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효성 중국법인 수출 허위 중개 및 698억원 횡령에 대해서도 1심에 이어 무죄로 봤다.

또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효성 싱가포르 법인에서 233억원을 차용, 법인 손해로 처리한 배임 혐의와 국내 차명계좌를 활용한 조세포탈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계분식을 통해 법인세를 포탈하고 효성 임직원을 동원,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면서도 "조 명예회장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으며, 조세포탈로 인한 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시 누적된 영업손실 탓에 수천억원의 부실자산을 보유했던 효성물산이 합병으로 부실자산을 떠안은 점을 고려, 처음부터 탈세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기업생존을 위한 부실자산 정리 과정에서 조세포탈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탈액수 등의 사정으로 볼 때 유리한 정상에도 불구하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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