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추적 60분'이 대한축구협회의 '꼬리 자르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5일 오후 방송된 KBS2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축구협회의 20여 년을 되짚어보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축구 현실을 조명했다.

2011년 당시 A매치 12승 6무 2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던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예선에서 레바논에게 패한 뒤 곧바로 경질됐다. 이날 '추적 60분'은 밀실 경질 논란이 일었던 당시 조광래 전 감독의 육성 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조광래 전 감독은 "급하게 전화가 오더라. (당시 기술위원장이) '감독님 잠깐만 뵈어야겠다. 급하게 말씀드릴 게 있다'며 XX 호텔로 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위원회에서 결정한 거냐고 물으니 '감독님 잘 아시지 않냐. 부회장들과 다 (결정)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았다. 네가 회장 심부름 온 것밖에 더 되냐' 하고 말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 사진=KBS2 '추적 60분' 방송 캡처


경질 발표 당일 조광래 전 감독에게 직접 내막을 들었다는 신문선 명지대 교수. 그는 협회 내 파벌 때문에 조광래 전 감독이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신문선 교수는 "조광래 전 감독은 (축구협회 내) 대표적인 야당 인사였다. 또한 그 당시 (축구협회) 회장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유력 후보 허XX씨와 가깝다는 역학관계가 조광래 전 감독을 경질시킨 것이다"라면서 "상식과 원칙과 절차가 없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경질됐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 사진=KBS2 '추적 60분' 방송 캡처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히딩크 감독 이후 15년간 바뀐 국가대표팀 감독만 10명에 달한다. 평균 임기가 1년 6개월인 셈. 잦은 감독 교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추적 60분'은 축구협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때마다 감독 경질로 마무리됐던 상황을 지적하며 대한민국 축구의 진짜 책임은 축구협회에 있음을 시사했다.

김호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협회) 사람들이 실패를 하니 자꾸 (감독을) 바꾸는 거다. 협회가 책임을 안 지려는 것밖에 더 되겠냐"며 "자신들이 뽑아놓고 바꾼다는 건 일을 잘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언론은 그렇게 안 본다. 그 사람들(협회)은 실제 나와서 하지 않고 뒤에 있기 때문이다. 제가 볼 때는 협회가 잘못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추적 60분'은 생활 속의 문제를 집중 추적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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