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라이벌, 애증관계가 서로 채찍질...연습벌레 애어른 점보 별명도 독특

김효주 백규정 전인지 등 동갑내기 트로이카 전성시대

20살 미만의 대형 루키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김효주(19. 롯데마트)가 22일 기아차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고교를 갓 졸업한 동갑내기들의 우승경쟁과 자존심 경쟁이 볼만해졌다. 이들중 가장 먼저 우승을 신고한 선수는 백규정(19. CJ오쇼핑). 백규정은 올해 롯데칸탄타 대회와 지난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대회에서 프로데뷔 첫승을 신고하며 김효주 전인지 등 라이벌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후 한달만인 지난 5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하며 올해 처음으로 2승다관왕에 올랐다.

   
▲메이저대회인 기아차 한국여자오픈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 프로선수들이 가장 닮고 싶은 스윙폼을 갖고 있다. 지독한 연습벌레.

백규정은 지난해 2부투어를 전전하면서 대오각성했다. 첫 대회에서 상금 20여만원을 받고선 “이래선 밥도 못먹겠다”면서 맹훈련을 했다. ‘애어른’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표정에 변화가 없고 침착한 게 장점이다.

   
▲ 수학적 머리가 좋은 '점보' 전인지 선수.

이후 '점보' 전인지선수(20, 하이트진로)가 지난주 대회인 에쓰오일 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보란 듯이 우승을 신고했다. 이제는 연습벌레 김효주차례였다. 지난 1년 6개월동안 지독한 우승가뭄에 시달려온 김효주는 22일 폐막된 기아차배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독한 훈련과 땀방울이 일궈낸 승리였다.

김효주 전인지 백규정 모두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 베이징 아시안게임등에서 우승하는 데 호흡을 같이했다. 김효주와 백규정은 초등학교부터 같이 지내온 10년지기이기도 하다. 친구이지만, 경쟁자라는 점에서 애증관계였다. 서로에게 질 수 없다는 오기와 독기가 서로를 채찍질했다. 둘다 자극시켰다. 그리고 둘다 정상에 올랐다.

   
▲ '애어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백규정. 올해 첫 다관왕에 올랐다.

이들은 거의 10대 동갑내기들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다. 주목은 프로데뷔전부터 한국과 일본 대만대회등에서 차례로 우승컵을 휩쓴 김효주가 가장 먼저 받았다. 백규정 전인지등도 이에 질세라 칼을 갈며 보란 듯이 우승컵을 안았다. 경쟁은 본인들에겐 가혹하지만 우승문턱을 넘게하는 보약이다.

골프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는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골프채를 잡았다. 강력한 라이벌 톰 왓슨과 아놀더 파머등을 생각하면 도통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인지 김효주 백규정 등 10대동갑내기들의 치열한 자존심대결과 경쟁은 한국여자골프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이들 3총사가 미국 여자골프대회를 주름잡을 날도 머지 않았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