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문재인 정부의 야심작으로 손꼽히는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이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동시에 수익률 부진에 빠지면서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 전망마저 좋지 않아 향후 흐름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의 최근 성적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산의 15% 이상은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한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 중 하나지만 코스닥 벤처펀드의 현주소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우선 설정액이 감소 추세다. 지난 8월말 기준 12개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의 설정액은 7556억원으로 전달보다 167억원, 비율로는 2.16% 감소했다. 이는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사모형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설정액이 감소했다. 8월말 기준 사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2조 2072억원으로 전달보다 0.26% 줄어들었다.

공모형과 사모형을 합친 전체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8월말 기준 2조 96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225억원(0.76%) 감소한 것으로, 코스닥 벤처펀드의 전체 설정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4월 5일 펀드 출시 이후 최초다. 

설정액 뿐 아니라 수익률도 부진한 상태다.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12개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의 4일 기준 최근 3개월 평균수익률은 -1.91%로 나타났다. 

이는 평균일 뿐 –2%보다 훨씬 나쁜 수익률에 머문 펀드도 많다. 'KB코스닥벤처기업소득공제증권투자신탁1'의 경우 무려 –8.27%의 수익률로 가장 나쁜 성과에 머물렀다. 이외 'KB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2'(-7.69%),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1'(-4.32%),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1'(-3.32%) 등도 성과가 나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 부진의 근본적인 영향이 코스닥 시장 자체의 부진에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약 5개월간 코스닥 지수는 5.63%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에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하도록 돼 있다.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보니 기대 수익률이 낮더라도 형식에 맞추기 위해 편입한 종목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러한 요소들이 수익률 난조로 한꺼번에 나타난 형국이다.

향후 전망 또한 좋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벤처펀드의 상승세를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 전체의 호전이 급선무”라고 전제하면서 “현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이 갑자기 호전될 것이라고 볼 만한 요소가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