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연방준비제도(Fed)도 잇따라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지난 겨울 이상 한파로 인한 경제 성장 동력 훼손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예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만큼 현재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IMF는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하고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일 보도했다. IMF의 새로운 전망치는 지난 4월의 2.8%에서 0.8%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조정했다. 또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대신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과 IMF의 이같은 판단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인 연율 2%에 도달하고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5.5%대로 낮아지기 위해서는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시장은 2017년까지 완전 고용에 도달하기 힘들 것이며 낮은 물가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미국의 지난 겨울 이상한파 영향이 커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1.8%가 나왔다"며 "역성장을 하면서 IMF와 Fed의 마이너스 전망에 영향을 끼쳣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 성장률 하향 전망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성장률은 낮췄지만 대신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증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 다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디커플링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도 한국 증시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뉴시스

김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계절적 부진을 겪어 2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것은 변함없지만 미국 증시는 연일 신고가를 치고 있다"며 "시장은 유동성 환경과 통화정책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디커플링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도 한국 증시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역시 기업실적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기업은 실적이 늘고 있고 우리는 정체 또는 감소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는 여전히 기업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여전히 부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