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이익 창출 집단…기업 연구도 이익 창출 위한 수단이어야"
"이윤창출, 인류 번성 위한 중요 수단…이윤 못 남기는 기업 죄악"
[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그 기업의 연구는 이익 창출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주주와 회사의 구성원, 그리고 소비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 기업은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최근 발간한 그의 저서 ‘초격차(쌤앤파커스)’를 통해 “이익을 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연구는 기술원에서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경영 쇄신을 강조하며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종합기술원 회장을 맡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나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다. 다른 회사의 R&D센터보다 더 전문적이고 원천적인 연구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원천 기술을 중시했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해당 조직에 대해 그 누구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연구의 방향을 점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최근 발간한 저서 '초격차(쌤앤파커스)' 이미지./사진=미디어펜

때문에 그는 “취임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연구를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었고 삼성이 생산하는 제품 라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대학 교수처럼 논문 발표 숫자에 매달리는 추세를 타개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권 회장은 당시 수행 중이던 모든 연구 프로젝트를 전수조사한 뒤 3분의 1만 남기고 나머지 중단된 프로젝트 연구원들을 현장에 배치시켰다. 그의 이 같은 결정은 그만의 ‘대원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회장은 “종합기술원의 연구원이 지금 수행하고 있는 연구 주제가 결실을 맺고 구체화됐을 때 삼성그룹의 어느 특정 회사가 그것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있는지, 혹은 새로운 분야의 창업이 가능한지 여부”가 그의 최종 의사 결정의 기본이자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소신은 ‘기업의 본질은 이윤창출’이라는 시장경제 원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다만 일각에선 기업의 이윤 창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끊임없이 “기업의 이윤을 부정하다”는 의견을 설파하며 ‘반시장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기업의 본질은 이윤창출…불변의 진리

하지만 시장경제의 원리를 힘의 원천으로 여기는 전문가들은 오히려 ‘반시장적 인식’을 경계한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이나 이윤을 이야기하면 물질주의에 빠진 것으로 착각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경제성장은 세속적인 게 아닌, 인류가 번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업의 최우선 존재이유는 이윤추구에 있다”며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기업은 죄악이며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지적했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도 “기업의 이익은 결국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원천이지 결코 부도덕한 것이 아니”라며 “그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정부와 사회가 금지하는 것이 오히려 부도덕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의 이익이 있어야 일자리도 보장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권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자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5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에 입사한 그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b DRAM 개발에 성공했다. 

2008년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사업총괄 사장을 거쳐 201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사업부문장에 올랐다. 또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에 오르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