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 8000억 달러(902조8000억 원) 넘어
-저유가 여파로 주력 시장인 중동 발주량 줄고 기 진출 시장 경쟁 심화
-해외 신규 수주 감소는 보수적 수주 전략 탓… 적극적 의지와 전략 필요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정책으로 주택 경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해외건설 수주가 건설사들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965년 1월 1일부터 누적된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 5일 기준 8000억 달러(약 902조800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 6월 7000억 달러 달성한 이후 3년 만이다. 

수주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 중동 시장 수주가 53.8%(4303억 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32.0%·2560억 달러), 중남미(4.9%·394억 달러), 북미·태평양(3.8%·307억 달러), 아프리카(3.0%·240억 달러), 유럽(2.5%·198억 달러) 순이었다. 

저유가 등으로 중동에서의 수주가 줄면서 지난 2015년 6월 대비 중동의 수주 비중은 1.7%p 하락하고, 아시아는 1.9%p 상승했다.

   
▲ 해외건설 수주 추이 /자료=해외건설종합서비스


해외건설종합서비스 통계를 살펴본 결과, 11일 기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누적 해외 수주 금액은 삼성엔지니어링 54억1109만 달러(약 6조923억원), 삼성물산 34억6186만 달러(약 3조8974억원), SK건설 27억2921만 달러(약 3조728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9억963만 달러(약 2조1504억원), 포스코건설 12억1312만 달러(1조3663억원) 순이었다. 

지난 2014년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6년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부터 소폭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특히 주력시장인 중동 발주량이 2016년 840억 달러에서 2017년 814억 달러로, 플랜트 발주량이 1656억 달러에서 1590억 달러로 각각 감소하며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기 진출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저유가 여파에 따른 중동 플랜드 발주 급감 등의 상황에서 해외 건설 수주 확대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신규 해외 수주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일 포스코건설은 인도네시아 ‘리도’(LIDO) 신도시 1단계 개발사업 참여와 금융조달을 위한 MOA(합의각서)를 발주처인 MNC그룹, 대주단인 KEB하나은행·IBK증권과 체결했다. 리도 신도시 개발 사업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70㎞ 떨어진 서부 자바 주 보고르 인근 지역에 MNC그룹이 보유한 3000만㎡(908만평)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MNC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미디어·부동산 개발 기업이다. 

같은 날 쌍용건설도 약 35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옥슬리 타워’(Oxley Towers) 및 700억원 규모의 두바이 ‘안다즈(Andaz) 호텔’ 공사 수주를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인도네시아 ‘떼놈(Teunom) 수력발전 사업’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 체결 소식을 통해 해외 사업 수주를 목전에 뒀음을 알렸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13년부터 이어진 해외 사업 손실로 구조조정 및 보수적 수주전략이 지속되면서 해외 수주가 감소했다”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감소는 시장의 문제보다는 보수적 수주 전략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수주의 경우 적극적 의지와 전략이 신규 수주 확보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면서 “보수적인 해외 수주 자세와 전략으로는 수주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토교통부는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회복을 위해 각종 지원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 6월 고부가가치 민관협력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를 위해 새롭게 출범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중심으로 체계적 지원에 나서는 한편 민간·공공·정부가 협력하는 동반진출 역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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